오래 전에 있었던
커다란 호수 하나.
그 주위로
버드나무와 소나무
멋들어지게 서 있고,
호수 저 편에 모여 앉은
둥그런 초가지붕마다
저녁연기 피어오르는
정겨운 풍경이 있었다지요.
어느 날,
연꽃 가득히 피고 지던
드넓은 호수는 메워지고
물결 일렁이던 그 자리에
철도 노동자들의 집들이
골목길을 따라 담장을 맞대며 흐르게 되었지요.
사진=한윤희 |
세월을 담은 마을 곳곳이
무너지고 허물어져가고 있네요.
빛바랜 골목길에 가득했던 집들이
여기저기 헐겁게 서 있습니다.
포크레인이 지나간 곳엔
지난 추억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호수 위 물결 같은 자국만 남고 말았습니다.
사진=한윤희 |
일제 강점기 철도 관사촌들로 빼곡히 들어찼다가
이제 또 다른 변화가 시작되고 있는 소제동.
내일은
이 길 위로
환하고 따스한 햇볕
가득 빛났으면 좋겠습니다.
사진=한윤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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