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시장과 노점인 5일장이 연결되도록 계획된 설계도. |
'유성 5일장'이 대전 유성구 장대B구역 재개발 찬반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재개발에 반대하는 일부 주민들은 '재개발=5일장 폐장'이라는 논리를 들고 개발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추진위 측은 2009년 대전시가 수립한 촉진계획(고시 2009-322호)을 근거로 들며 유성 5일장은 유지할 것이라고 반박한다.
실제 대전시가 내놓은 '유성시장 재정비촉진계획'을 들여다보면, 유성천변 공원을 활용해 5일장을 유지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전통 깊은 5일장을 없애지 않으면서 재개발사업의 공공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유성천변로를 '하모니 테마로드'로 정하고, 이 일대를 생태하천과 융화되는 자연친화적인 공간으로 만들어 유성시장과 5일장을 조성하도록 설계했다. 유지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벼룩시장, 비보이와 사물놀이 등 문화공연이 함께 어우러지는 휴식공간으로 특성화하도록 계획했다.
지금까지도 광장에서 주말마다 장이 열리고 있는 유럽스타일의 전통시장을 벤치마킹했다. 이른바 Park(공원)와 Market(시장)을 합친 'Parket 프로그램'이다.
장이 서는 날 수요까지 조사해 주차장 계획까지 세웠다. 블록별 노외주차장 26대와 지하주차장 최대 390여 대를 주차할 수 있는 면적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전시가 2009년 수립한 유성시장재정비촉진계획에 담긴 유성시장과 5일장 개발 방안 |
계획수립 당시 이 지역은 20년 이상 된 건축물이 60%를 넘어 체계적인 정비가 시급한 지역이었다. 특히 유성시장 일대 건축물들은 상태가 더욱 심각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벽돌과 시멘트가 너무 낡아 열악한 상황인 데다 벽과 벽이 하나로 연결된 '연벽'으로 이뤄진 곳이 많아 혼자서는 개발하기도 쉽지 않은 곳이다.
당시 계획안에 총괄기획자로 참여했던 한밭대 건축과 송복섭 교수는 "공공성 담아달라는 제안을 받고 1년 6개월간 용역에 참여했다. 공공성의 핵심은 어떻게 하면 유성시장과 5일장이란 특성을 살릴 것인가였다"고 말했다. 이어 "유성지구재정비촉진계획은 현장을 방문해 주민들을 직접 만나가며 나온 결과물"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5일장의 법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놨다.
송 교수는 "공원에서 5일장이 열리는 것이 불법이라고 하지만 전통적으로 열려온 장에 행정기관이 법적인 잣대를 들이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현재 노점에서 열리는 5일장, 플리마켓도 불법이긴 마찬가지지만 단속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행정기관의 적극적인 관심도 당부했다.
그는 "유성구청도 찬성하는 주민과 반대하는 주민들이 만나서 의견을 교환하고 대안을 찾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려는 노력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원영미 기자
5일장과 유성시장을 파켓프로그램으로 특성화해 전통과 현대가 조화되도록 담은 계획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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