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래]이정석의 '첫눈이 온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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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노래]이정석의 '첫눈이 온다구요'

  • 승인 2018-12-06 16:06
  • 우난순 기자우난순 기자
눈 풍경
'슬퍼하지 말아요~ 하얀 첫눈이 온다구요~ 그때 옛말은~ 아득하게 지워지고 없겠지요~'. 첫눈이 오면 꼭 이 노래가 떠올라 흥얼거린다. 제목도 그렇고 가사에도 '첫눈'이 들어가서 일 것이다. 경쾌한 멜로디가 눈이 펑펑 내리는 마당으로 나가고 싶게 한다. 털모자와 장갑으로 중무장하고 눈위에서 뒹굴고 싶어진다.

오늘, 12월 6일 대전에 첫눈이 왔다. 칠흑같은 새벽에 일어나 밖이 안보여 눈이 왔을 거란 걸 상상도 못했다. 날이 서서히 밝아오면서 앞 동 지붕에 하얀 눈이 쌓인 걸 알았다. 와~. 나도 모르게 탄성을 질렀다. 추위를 많이 타는 겨울이라 빨리 이 겨울이 지나길 바라지만 눈은 역시 반갑다. 눈은 동심의 세계로 이끈다. 눈을 보고 좋아하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예전 직장에서 노래방 가면 '첫눈이 온다구요'를 부르는 동료가 있었다. 눈을 지그시 감고 한 손은 바지 주머니에 찔러 넣고 꽤 폼 잡으며 이 노랠 부르곤 했다. 마치 옛날의 애틋한 추억을 되새기듯 말이다. 우리는 멋대로 짐작하며 쫑알대곤 했다. 첫눈 오는 날 애인과 헤어졌나보네? 첫눈 오는 날 첫 데이트를 했나? 웃긴다 증말....

지나간 옛 추억의 사람들이 궁금하고 그리워진다. 어디서 무엇을 하며 살고 있을까. 그동안 세월이 많이 흘렀다. 싱그럽고 팔팔한 청춘의 흔적이 희미해져가고 있다. 30여년간 이 노래와 더불어 우린 성장하고 늙어가고 있다. 슬프게도 그때의 감성은 여전한데 머리엔 흰 눈이 소복이 쌓여간다. 올해가 가기 전에 멀리 있는 친구를 불러 따뜻한 밥 한끼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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