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대학이 지역발전을 이끈다(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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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대학이 지역발전을 이끈다(Ⅲ)

강병수 충남대 교수(대전학연구회장)

  • 승인 2018-12-04 08:36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강병수
강병수 충남대 교수 (대전학연구회장)
하나의 지역이 경제적으로 지속가능하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생산체계부문인 지역기업 제품의 대외경쟁력을 높여야 하고, 이를 위하여 기술개발부문인 대학과 연구소, 기업지원부문인 지방자치단체와 관련 기관들이 상호 협력해야 한다. 이를 지역혁신체제 또는 산·학·연 클러스터라고도 부른다.

지방자치 부활 이전인 1994년까지는 강력한 중앙집권으로 말미암아 대부분의 지역경제개발을 중앙정부가 주도하였고, 정치적으로 지방자치는 시작되었지만 그 기초가 되는 경제적 기반은 지금까지도 너무 허약하다. 마치 자식이 경제적인 기반을 마련하지 못한 채 부모로부터 분가하여 시시각각 부모의 형편을 살피는 형국과 유사한 것이다.

지방자치가 본격적으로 실시 되면서 지역기업의 대외경쟁력이 지역의 일자리 창출뿐만 아니라 지역경제기반의 핵심이 되면서 지역혁신체제가 더욱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그 동안 대부분의 지역기업들은 기술 수준은 조금 낮더라도 수입 대체 생산품과 저임금으로 승부를 걸었으나 국가 간 무역장벽이 낮아지면서 국제경쟁력을 갖춘 높은 수준의 기술혁신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지방자치의 실시로 지역 중소기업을 위한 기술의 개발과 공급은 지역사회의 몫이 되었으나 지역의 중소기업에게 기술을 공급해야 하는 지역의 대학들은 오랜 중앙집권시대를 거쳐 오면서 지역기업에 대한 관심보다는 인재양성에만 주력해 왔던 것이다.



지역기업에게 맞춤형 첨단기술을 제공할 수 있는 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대학 연구개발의 방향 전환과 능력 제고가 필요하며, 이것은 정부정책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지역대학의 연구개발능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직접적인 연구개발비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현재의 연구개발시스템을 대학 중심으로 돌려야한다. 즉 과학기술을 응용하고 사업화할 수 있는 정부의 연구개발 사업화 주체를 대학과 연구소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에게 필요한 기술을 조합하고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주체는 대학과 연구소이므로 기업이 계속해서 정부의 R&D 사업화 주체가 되면 지역대학은 학문후속세대인 우수한 대학원생 양성의 길도 막히고 지역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개발도 할 수도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번영하는 세계의 어떤 지역도 지역대학이 인재양성만 하고 지역기업에게 혁신적 기술을 제공하지 않는 곳은 없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탠포드대학, 실리콘 힐의 텍사스대학, 리서치 트라앵글의 노스캐롤라이나대학과 듀크대학 등이 그 예(例)이다.

1970년대 경북대학교의 전기·전자, 부산대학교의 기계, 전남대학교의 화학, 충남대학교의 공업교육 등 대학특성화로 지역 기업들에게 인재를 공급하는 데에는 상당히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이 대학들조차도 기업에게 혁신적인 기술을 공급하기 위한 연구 및 기술개발능력은 고갈되어 가고 있다.

성숙된 지방자치와 지역의 실질적인 경제적 자립과 지역발전을 앞당기기 위해서 피해갈 수 없는 정책의 하나가 지역혁신체제에서 기술개발부문의 핵인 지역대학의 기술개발능력과 위상을 제고하는 것이므로 국가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하겠다. 강병수 충남대 교수(대전학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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