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위원 구성 및 인건비 규모, 수상자수에서 큰 일탈이 드러났는데도 지원 기관인 정보문화산업진흥원은 주최 측을 옹호하고 있다.
주최 측인 한국청소년영상예술진흥원이 10월 정보문화산업진흥원에 제출한 계획서에 따르면 대한민국청소년영화제의 심사위원 12명의 인건비는 전체 지원금 2000만원 중 800만원으로 40%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예산이 4억원인 안양국제청소년영화제 심사위원이 8명인 점과 비교하면 심사비 비중이 매우 큰 상황이다. 출품작 수만 살펴봐도 안양국제청소년영화제는 2330편에 달하는 반면 대한민국청소년영화제는 554편에 그친다.
심사위원 구성에서도 일반적 편성을 따르지 않고 있다. 예선 심사편수가 본선보다 많은 탓에, 영화제에서는 예선 심사위원에 다수를 배정하는 것이 상례다. 하지만 청소년영화제는 2명의 예선심사위원이 15일간 554편을 심사하고, 10명의 심사위원이 하루 동안 108편을 심사했다.
더불어 주최 측이 100% 온라인 상영 영화제를 계획했는데도 정보문화산업진흥원은 이에 전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영화계 전문가들은 극장 상영의 중요성 강조하는 상황이지만 100% 온라인 상영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김형주 배재대 연극영화학과 교수는 "최근 넷플릭스 영화제도 있다지만 축제적 특성, 관객과의 소통, 영화적 체험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극장 상영은 매우 중요한 요소"고 말했다.
기형적 예산편성 논란에 정보문화산업진흥원은 청소년영화제를 옹호하고 있다. 진흥원에 따르면 상기 지적 사항이 모두 지원 심사과정에서 문제되지 않았다. 진흥원 관계자는 "심사위원이 12명인 이유는 영화제 출품작이 많기 때문이며, 칸 영화제에서도 온라인 상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청소년영상예술진흥원이 홈페이지에 게시한 수상자 명단을 살펴보면 수상자 수도 과다한 형편이다. 시상에서 안양국제청소년영화제가 8개, 부산어린청소년영화제가 14개인 반면 올해 대한민국청소년영화제는 모두 136개다. 계획서에 따르면 한국청소년영상예술진흥원이 트로피 제작에 소용한 예산만 350만원 수준이다.
대전의 한 영화계 관계자는 "본선 진출작 108편 중 136개 부분 시상이면 퍼주기나 다름없다"며 "영화 꿈나무를 격려하려는 취지를 감안해도 이 정도면 영화제 및 시상의 권위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윤창 기자 storm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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