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용 제1호 방사선치료제 나온다

원자력연 고양이 갑상샘 항진증 치료제 싸이로키티 개발
2019년 상반기 10만원 이하 가격으로 출시될 가능성 기대

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고양이 갑상샘 항진증 치료제 '싸이로키티'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국내 최초로 동물용 방사선치료제를 개발해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원자력연은 충북대 동물의료센터와 공동 연구로 고양이 갑상샘 항진증 방사성치료제 ‘싸이로키티’를 개발했다.

임재청 박사팀은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에서 생산하는 방사성동위원소 요오드(I131)를 고양이 치료에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조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고양이 갑상샘 항진증(갑상선기능항진증)은 사람의 경우와 비슷하다. 비대해진 갑상선에서 호르몬이 과잉 분비돼 발병하는 질환으로, 심혈관 장애를 포함해 거의 모든 장기에 영향을 주며 악성 종양을 동반하기도 한다. 8살 이상의 고양이에게 흔히 발생하며, 10살 이상의 경우 10마리 중 한 마리 이상이 걸리는 가장 흔한 고양이 질환이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갑상샘 항진증을 약물, 수술, 식이요법으로 치료해왔다. 이는 평생 약물을 투약하거나 갑상선 제거를 위한 외과 수술이 동반돼 보호자와 반려동물 모두에게 부담스러운 치료법이다.

이에 반해 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요오드 방사선치료제 싸이로키티는 1회 투여로 치료가 가능하고 부작용이 적을 뿐 아니라, 품종과 무관하게 갑상샘 항진증을 앓는 고양이 대부분에 적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요오드 방사선치료제는 미국 등 반려동물 선진국에서는 1989년부터 사용하고 있는 일반적인 치료제지만, 수입 비용이 비싼 데다, 국내에는 반려동물 의료체계가 성숙하지 않고 동물에게 방사선 치료를 할 수 있는 시설도 없었다.

임재청 박사팀은 기존 사람용 치료제를 활용, 고양이에 대한 독성과 투여경로 등을 연구했다. 요오드 방사선 용액을 고양이에게 안전하게 투여할 수 있도록 치료제를 만들고 의약품의 품질이 일정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GMP 기준에 적합한 제조기술을 확립했다.

현재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제1호 동물용 의약품 품목허가를 신청한 상태로, 이르면 2019년 상반기 10만원 이하 가격으로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번 연구는 국가 기반연구시설인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를 바탕으로 방사성동위원소 응용기술과 수의학 기술을 융복한 성과로, 성장하고 있는 국내 반려동물 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임재청 박사는 “앞으로도 산업계의 수요를 능동적으로 반영하는 방사선 과학기술을 개발해 방사성동위원소 활용의 저변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