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어느 까페에서 우연히 보게 된 문구이다. 아마 사람들이 주는 먹이에 몰려드는 비둘기 때문에 골치가 아픈가보다. 우리는 그저 예쁘다거나 측은하다고 무심코 주는 먹이가 남들에게, 특히 비둘기에게 조차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비둘기를 보다가 갑자기 필리핀에 갔을 때가 생각이 났다.
필리핀에는 차를 타고 가다가 신호에 걸려 차가 멈춰서면 아이들이 돈을 구걸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차 창문을 두드린다. 측은한 생각에 창문을 열고 동전을 주었다가 지켜보던 다른 아이들까지 떼로 몰려들어 혼난 적이 있었다. 필리핀에서는 잘못하면 목숨까지 위험하다며 사람들에게 돈을 주는 것에 대해 경고를 한다.
필자가 파고다 공원에서 무료 김밥 나눔을 했을 때 물질적으로 남을 돕는다는 것에 신중해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됐다. 때 되면 끼니를 주니 일을 하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이 생긴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 무엇이 그들을 제대로 돕는 것인지 깊이 고민하게 했었다.
가난은 개인의 문제이고 개인의 노력 없이는 해결 될 수 없는 문제인 것이다. 국가적 차원에서 국고를 풀어 돕는다고 한다면 우선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희망 없는 현재일 뿐 영원을 기약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아직 국고를 풀어 그들의 주머니를 채워 줄 형편이 못되는 것이다. 그래서 소득 주도 성장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나랏돈 가지고 퍼주기만 한다면 공짜에 길들여진 이들이 근로의욕이 생기기나 할 것이며, 그렇게 된다면 국고에 돈 채우는 일은 어떤 방법으로 누구에게 할 것인가?
우리나라는 그럴만한 상황이 못 되기 때문에 사회복지의 많은 부분을 민간영역에서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필리핀의 경우처럼 도움을 받는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남의 도움에만 의지해 살아가려고 한다는 것이다.
'물고기를 잡아주지 말고 물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 주어라.'
남을 돕는다는 것이 어떨 땐 오히려 해가 되는 수가 있다. 그것은 물질적으로 돕게 될 때 그렇다. 물질적으로 돕게 될 때 남에게 의지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고마워 하다가 한두 번 계속 반복이 되면 남에게 의지하는 사람이 되고 물고기 잡는 법을 배우지 못한 채 남을 의지하며 나중엔 물고기를 주지 않는 사람을 원망하게 된다.
진정 상대를 돕는다는 것은 그 사람이 무엇 때문에 힘들어 하는지, 왜 어렵게 되었는지 함께 고민해 주고 해결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스스로 이유를 찾아 다시는 힘들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개인의 문제해결 및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바로 진정 돕는 길이 될 것이다.
김소영(태민)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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