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일까지 5일간 진행된 제18회 대한민국청소년영화제는 올해 대전시로부터 2000만원, 영진위로부터 1000만원을 지원받았지만 극장 상영을 하지 않았다. 영화제를 추진하는 한국청소년영상예술진흥원이 영진위에 올해 5월 상영관 상영을 명시해 지원금을 받고도 이를 지키지 않은 것이다. 영진위는 100% 온라인 상영 영화제를 지원하지 않는다.
반면 한국청소년영상예술진흥원이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에 제출한 계획서에 따르면 지난 3년간은 극장에서 상영했지만 올해는 온라인만 진행하는 것으로 나와 있다. 출품작들은 대한민국청소년영화제 인터넷 카페에와 유튜브에 게시되고 있다. 성낙원 한국청소년영상예술진흥원장은 "올해 예산이 부족해 극장 상영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역 영화계 인사들은 대한민국청소년영화제서 극장 상영이 이뤄지지 않는 사실에 탄식을 보내고 있다. 인터넷 영상 조회보다 실질적 의미를 갖는 관람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극장 상영이 영화제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데도, 대한민국청소년영화제가 핵심을 생략해 버렸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의 한 영화계 관계자는 "극장 상영을 하지 않으면 영화 공모전이나 다름없다"며 "3000만원이 넉넉한 예산은 아니지만 내실 있게 사용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더욱이 한국청소년영상예술진흥원은 영화제 일정 변경 시 영진위에 보고 의무가 있는데도 보고하지 않았다. 진흥원이 영진위에 알린 영화제 일정은 지난달 5일부터 9일까지다. 영진위 관계자는 "상영관 상영을 하지 않는다는 점과 일정이 변경된 사실에 대해 진흥원으로부터 들을 바 없다"고 말했다.
성낙원 회장이 추진하는 fish eye 국제 영화제와 대한민국 청소년 영화제 개막식이 함께 이뤄진 점도 논란이다.
영진위에 따르면 한국청소년영상예술진흥원은 영진위로부터 대한민국 청소년 영화제 개막식 준비와 홍보·인쇄·배너제작 등 명목으로 신청해 지원금을 받고, 지원 대상이 아닌 fish eye 국제 영화제의 개막식을 이달 28일 함께 진행했다. 한국청소년영상예술진흥원은 지원금 1000만원을 홍보비·배너제작비 등 사용으로 영진위에 보고한 상태다. 영진위에 제출한 계획서에는 개막식과 시상식을 여는 것으로 보고하고, 이후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에 낸 계획서에는 개막식 일정을 빼기도 했다.
2일 현재 성낙원 원장은 구체적인 해명을 피하고 있다. 그는 "대전의 영화 발전을 위해 자비를 부담해 18년간 청소년 영화제를 이끌어 왔다"며 "절대 예산을 허투루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윤창 기자 storm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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