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의 전통 스포츠 '씨름'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남북 최초로 공동 등재 하기로 결정하면서 지역 씨름계도 모처럼 반색하며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대전서구씨름협회) |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 간 위원회는 26일 아프리카 모리셔스 수도 포트루이스에서 개막한 제13차 회의에서 남북의 '씨름'을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하기로 했다. 이번 등재 목록에서의 씨름 정식 명칭은 '한국의 전통 레슬링'(Traditional Korean Wrestling, Ssirum/Ssireum)이다.
한국 씨름계의 전설로 불렸던 천하장사 출신 이봉걸 대전씨름협회장은 "씨름의 세계화를 소원했던 원로들의 노력이 이제야 결실을 보게 됐다"며 "무엇보다 남과 북이 공동으로 화합을 이룬 부분에 있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침체된 씨름을 살리기 위해선 협회와 지도자 그리고 선수들의 자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기술개발과 홍보 등 국민에게 씨름이 다시 사랑받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기찬 대전 서구씨름협회장은 "씨름에 대한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체계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복싱이나 태권도처럼 승단제도를 하루빨리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대한씨름협회가 4년 전 승단제도를 만들어 놨지만, 씨름 대회나 행정 실무에 있어 적용되지는 않고 있다"며 "생활체육동호인들과 유소년선수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고 체계적인 지도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선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승단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복싱의 경우 세계경찰 무도연맹이 경찰청으로부터 가산점을 인정받아 승단제를 시행하고 있다. 복싱에서 단증을 받은 선수는 경찰 공무원 채용 시 가산점이 주어진다. 복싱계는 승단제 시행 이후 일반인들의 문의가 쇄도하며 부활의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승단제 정착과 더불어 시급한 사안은 대학 및 실업팀 창단이다. 대전의 경우 초등학교 2개 팀과 중학교와 고등학교 1개 팀이 있으며 대학이나 실업팀은 없는 상태다. 17개 시도 중 가장 열악한 조건이다. 조 회장은 "지역에 대학과 실업팀이 없다 보니 재능 있는 선수들이 진학을 포기하거나 지방으로 이탈하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다"며 "전문 선수의 육성을 위해선 지역을 대표하는 대학팀과 실업팀 창단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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