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대전시의 행정력만 도마 위에 올랐지만, 출연연 또한 대전시의 구성원이라는 주인의식을 가지고 적극적인 동참에 나서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대전시와 대덕특구는 '한지붕 두 가족'이라는 오명 속에 각각의 섬으로 존재해 왔다. 물론 과학의 도시라는 대외적인 이미지를 설정하면서 대덕특구와 거리를 좁히려고 애를 썼지만, 이마저도 녹록지는 않았다.
매년 10월 개최되는 사이언스 페스티벌이 그나마 대전시와 출연연을 이어주는 유일한 소통의 창구일 뿐, 대전 방문의 해와 4차 산업혁명 특별시를 위한 매개체는 사실상 없는 것과 같다.
이로 인해 2019 대전 방문의 해에 과학이 배제된 것을 두고 시와 대덕특구는 섞일 수 없는 물과 기름이라는 존재를 명확하게 보여준 결과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출연연이 대전시가 주관하는 행사나 연중 행사에 전면적으로 나설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
출연연은 각각의 독립적인 재단으로 존재하‘고, 대전이 아닌 국가 연구시설이기 때문에 연구 외에 별도의 예산 집행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출연연 관계자는 “방문의 해나, 사이언스 페스티벌과 관련해 요청은 들어오고는 있다. 그렇다고 출연연이 주도적으로 나설 수 있는 없다”며 “타 기관의 입장도 있고, 연구원의 이익이나 전 국민적 시선도 무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출연연에 근무하는 직원 80%가 대전시민이다. 우리도 대전이 과학의 요람으로 잘 성장하길 바란다”고 했다.
그렇다고 대전시와 대덕특구가 소통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대전시장과 출연연 기관장 모임인 '대덕특구출연연기관장협의회'를 통해 정기적인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올해는 허태정 대전시장 취임 이후 두 달에 한 번씩 3번의 정기모임이 있었다.
내년부터는 기관장협의회가 분기별로 열리되, 대전시 부서별 실·국장이 동석하는 것으로 조율돼 진전된 소통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다른 출연연 관계자는 “대전시가 앞서가는 행정력을 펼쳐야 한다. 출연연이 마냥 도와주는 형태보다는 참여하고 싶도록 과학을 테마로 한 주제를 잘 설정한다면 충분히 기관장 협의회를 통해 혹은 시와 연구원 1대1 조율을 통해 진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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