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부터 과학의 도시로 성장해온 대전이고, 전국 유일 4차 산업혁명 특별시로 선포됐음에도 여전히 관광에서 ‘과학’이 배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대전시가 준비한 대전 방문의 해 계획대로라면 과학은 대형 전광판을 통해 홍보영상과 과학의 도시로 입성했다는 안내 문구를 보여주는 것이 전부다. 과학이라는 역동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이미지와 달리 현실적으로 볼 수 있는 과학은 정적인 이벤트에 불과한 셈이다.
여기에 KAIST가 만든 휴보(HUBO)를 캐릭터화한 대형 벌룬 또한 대덕특구나 엑스포가 아닌 대덕구 대청호로 옮겨지기 때문에 상징성 부분에서도 반감 되는 것이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결국 대전 방문의 해까지 무언가를 준비하기엔 시간도 예산도 부족하다. 과학을 보여주되, 거대한 체험 대신 일상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고민해야 하는 순간”이라고 조언했다.
일례로 대덕특구 출연연을 구석구석 관람할 수 있는 과학버스, 대국민 과학 골든벨, 과학의 도시 캐릭터 공모 등 관광객 참여가 이뤄지는 현실적인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자율주행 차량과 수소차, 자기부상열차, 철도와 관련된 특정지구를 설정해 관람과 연계 프로그램도 고민해 볼 만하다.
또 매년 10월 개최되는 사이언스 페스티벌을 4월 과학의 달에 맞춰 진행하자는 의견도 속속 제기되고 있어 대전시의 진중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다.
도룡동 인근에서 만난 한 시민은 “대전 방문의 해가 열린다는데 대전 시민들은 큰 기대감이 없다. 대전하면 떠오르는 것은 과학엑스포의 상징이었던 한빛탑이다. 대전시가 한빛탑을 활용한 특색있는 무언가를 담아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출연연들은 빈약한 대전 방문의 해 프로그램을 두고 대전시의 늑장 행정을 꼬집었다.
출연연 주요 관계자는 “대전시가 올해 초부터 대전 방문의 해를 준비했던 것으로 아는데, 과학이라는 상징을 하나도 담지 않은 것은 예산이나 시간 탓만 할 수 없는 일”이라며 “대전시가 상징색으로 첨단과학도시를 지향하는 미래은회색을 설정했는데, 언제까지 과학의 스마트한 이미지만 차용 할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문화관광 전문가는 “대전 방문의 해는 과학의 상징성이 담긴 캐치프레이즈도 없고, 캐릭터도 없다. 하루빨리 용역을 통해서라도 ‘꿈돌이’와 같은 이미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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