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인 한밭대 교수·한국인적자원개발학회장 |
도시 간 인센티브 전쟁 또는 도박이라고 불릴 만큼 각 후보 도시는 아마존 제2본사를 유치하기 위해 수천억원을 제시했다. 본사로 선정된 크리스탈 시티는 약 6000억원, 뉴욕은 1조6000원의 거액을 인센티브로 제시했다. 한 개 일자리 당 인센티브 규모를 보면 뉴욕은 4만8000달러, 버지니아는 2만2000 달러를 제시하면서 평균임금 15만 달러의 좋은 일자리(decent job) 2만5000개씩을 각각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중간 규모의 도시인 오스틴, 랄리, 내시빌, 아틀란타, 피츠버그 등은 마지막 선정에서 탈락했고, 다만 내시빌에는 5000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것으로 최종 결정됐다.
벌써 아마존 제2본사의 선정 이유와 탈락한 도시들의 분석이 한창이다. 선정 안 된 이유를 보면 대중교통문제에 대한 지적이 많았고(한 도시는 2%의 대중교통 이용), 우수인력의 부족 또는 높은 실업률, 상대적으로 낮은 재정건전도, 인센티브의 부족, 주민들의 높지 않은 유치 의지 등으로 나타났다. 또한 동성애자에 대한 보호가 부족한 도시들이 많았다는 것도 공통된 지적이다. 한편 반발 심리로서 아마존의 새로운 두 도시 진출로 교통혼잡, 오염 문제와 세금 감축, 미국 내 주요 도시의 정보를 모두 가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우리나라로 눈을 돌려보면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은 앞서 사기업인 아마존의 방식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정치적으로 공공기관들은 영남, 호남, 충청 지역들로 배정된다. 그러다 보니 필요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문제가 발생하자 스스로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기관도 나타나고 있다. 한편 대기업 등은 지역의 연구소나 기관들을 집적(cluster) 효과를 거두기 위해 수도권으로 조용히 이동하고 있다. 한 예로 LG가 서울 강서구 마곡에 만든 사이언스파크에는 여러 기관이 이전하고 있으며 2020년까지 이전할 계획이다. 몇 년 뒤에는 대전에 소재한 연구기관들도 이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가와 지역 모두 글로벌 차원의 경쟁우위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각 지역의 산학연 리더들과 시장, 도지사들의 다양한 전략과 실천노력들이 요구된다. 공공 및 민간 분야 그리고 대학의 상호 접점에서 좋은 일자리 창출과 신규투자가 활성화됨을 아마존 사례에서도 볼 수 있다. 여기에 삶의 질, 국제공항 및 고속도로 등 교통 인프라도 필수적이다. 특히 대학은 기업 등 수요기관들이 요구하는 인재의 파이프라인 역할을 담당해야 할 것이다. 우수 인재, 민간자금, 정부정책에 접근이 용이한 수도권만 아니라 균형 잡힌 지역 발전정책과 실천을 기대해 본다. 최종인 한밭대 교수·한국인적자원개발학회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