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인재개발원 신축공사 결국 입찰자격 수정

중부발전, 입찰자격 '교육연구시설 중 교육원'을 교육연구시설로 정정공고
건설협회와 대전시, 시의회, 서구청 발 빠르게 대응 성과

속보=대기업을 위한 입찰 참가자격 논란을 빚은 ‘한국발전인재개발원’ 신축공사가 결국 중소건설사 참여를 보장하는 ‘정정공고’를 냈다.

다만, 입찰 참여 가능 업체는 다소 늘었지만, 지역업체 참여비율(최소 10%)을 높이지 않은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하지만 건설협회와 대전시, 시의회, 서구청이 고사 위기에 처한 중소건설사가 향후 대규모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문을 넓혔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중도일보 23일자 1면>

한국중부발전이 발전인재개발원 신축공사를 발주하면서 사실상 대기업만 참여할 수 있는 입찰 참가자격을 공고했다가 논란이 일자, 정정공고를 냈다.

한국중부발전(주)(대표 박형구)가 정정공고를 낸 건 지난 23일 오후다. 건설협회 대전시회 운영위원들이 허태정 대전시장과 정무호 도시주택국장, 김종천 대전시의회 의장 등을 만난 지 하루만이다. 장종태 서구청장과 오필기 서구 도시환경국장 등도 힘을 보탰다.

정정공고에 따르면, 입찰 참가자격을 ‘최근 10년 이내 단일공사로, 교육연구시설 연면적 1만㎡ 이상 준공실적을 보유한 자’로 명시했다. 기존 공고에선 ‘최근 10년 이내 단일공사로, 교육연구시설 교육원 연면적 1만㎡ 이상 준공실적을 보유한 자’로 했다.

‘교육원’이 빠지면서, 참가할 수 있는 업체는 훨씬 늘어나게 됐다.

중소건설사 관계자는 “학교 신축공사처럼 특별한 어려움이 없는데, 교육원으로 제한한 건 대기업에만 자격을 주는 셈”이라며 “여전히 부족하지만, 그나마 뒤늦게라도 요청을 수용해 자격을 바꾼 건 다행”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소 10%로 명시한 지역업체 참여비율을 높이지 않은 부분은 어려움에 처한 중소건설사를 살리기 위해선 앞으로 개선할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이 사업은 대전 서구 관저동 757번지 연면적 2만398㎡(대지면적 7만3816㎡)에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다. 추정가격은 298억여원이다.

입찰 참가자격 논란이 일자, 중부발전 측은 "5개 발전회사가 함께 이용하는 교육과 숙박, 체육, 강당 등의 모두 들어가는 대규모 시설인 데다, 공사 기간 내에 모두 마무리할 수 있는 경험과 실적이 있는 기업에 맡길 수밖에 없다"고 정정 공고 불가 입장이었다.

하지만 중도일보 취재가 시작되고, 건협 운영위원들과 대전시, 시의회, 서구청 등과 발빠르게 대응하면서 이틀 만에 공고가 수정됐다.

건설협회의 한 운영위원은 “정부의 상생 기조에 맞게 공공기관들도 이제 중소기업을 살리는데 적극 동참해야 한다”며 “중소기업의 눈으로 보면 그 어떤 초대형 사업에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길이 있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