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뇌연구원은 보로노이(주)와 26일 기술이전 협약을 체결했다. 이 약물은 뇌질환연구부 허향숙 박사 연구팀이 개발했고, 한국뇌연구원은 보로노이(주)에서 정액기술료 12억원과 제품 판매 시 총매출액의 2.5%를 받게 된다.
허향숙 박사 연구팀은 기존에 희귀질환 치료제로 사용되던 저분자 물질이 퇴행성 뇌질환 예방과 치료 효과도 가지고 있음을 입증했다.
실험용 쥐를 이용한 연구 결과 이 물질은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과 관련된 뇌염증 반응을 감소시켰다. 특히 뇌의 미세아교세포 내에서 면역반응 신호물질인 사이토카인 수치를 줄였고, 활성화된 미세아교세포와 활성화된 성상세포가 신경세포에 미치는 손상을 억제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또 이 물질이 치매의 원인인 아밀로이드 플라크의 생성을 억제하고 타우 단백질의 인산화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기억력에 관여하는 수상돌기 가시 형성을 증가시킨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기존 글로벌 제약사들은 치매 치료제의 타깃으로 아밀로이드 플라크나 타우 단백질 중 한 가지를 주로 연구해 왔으나 지금까지 임상 단계에서 실패했다. 허향숙 박사팀이 찾아낸 약물은 멀티 타깃을 함께 공략할 수 있어 새로운 방식의 치료제 개발이 기대된다.
신약 개발은 연구부터 임상까지 보통 10~15년이 걸리지만, 연구팀이 개발한 약물은 이미 시판 중인 희귀질환 치료제를 이용했기 때문에 임상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허향숙 한국뇌연구원 박사는 “앞으로 알츠하이머병 등 퇴행성 뇌질환 치료용 약물로서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