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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심당 앞 유명한 떡볶이 포장마차에 갔다. 빨간 떡볶이가 먹음직스러웠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어묵국물을 마시면 속이 따듯해질 것 같았다. 떡볶이 1인분을 시켜 국물과 함께 먹는 중이었다. 졸깃한 떡볶이를 쩝쩝 먹는데 옆에서 김현식 얘기가 나왔다. 남녀 커플도 떡볶이를 먹으며 김현식이 죽었다는 얘기를 나눴다.
난 깜짝 놀라 그들에게 "뭐라고요? 김현식이 죽었다고요?"라고 물었다. 역시 그렇단다. 난 청천벽력같은 소식에 떡볶이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넋 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서 있었다. '김현식이 죽었다고?' 아무리 생각해도 믿어지지 않았다. 꿈을 꾸는 것만 같았다. 그렇게 김현식은 홀연히 우리 곁을 떠났다.
80년대 김현식은 청춘의 아이콘이었다. 쇳바닥을 긁는 듯한 허스키한 목소리로 '사랑했어요'를 열창하는 김현식을 보며 숱한 여성팬들은 가슴이 설렜다. '사랑했어요. 그땐 몰랐지만 이 마음 다 바쳐서 당신을 사랑했어요~.' 선글라스와 옹니가 기억나는 김현식의 이미지. 내 청춘의 불안과 고통을 함께 한 가수. 김현식과 더불어 나의 파란만장한 대학생활도 종지부를 찍었다.
우난순 기자 rain4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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