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의원(서구을)은 20일 "요즘 욕을 하도 많이 먹어서 간이 커졌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후 3시 대전 중구 마당극패 우금치 전용극장에서 열린 '별별 첫 만남' 행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는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발(發) '돈선거 의혹'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자신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결백하다는 점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보수야당과 시민단체 등이 줄기차게 박 의원 입장표명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박 의원의 사실상 첫 언급이다.
박 의원은 그동안 '돈선거 의혹'을 첫 폭로한 김소연 대전시의원(서구6)이 최근 "알고도 묵인했다"라고 자신을 직접 겨냥하면서 이에 대한 반응을 보일지 주목돼 왔다. 검찰이 이날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전 시의원과 선거브로커 등 4명을 기소한 가운데 이들 중 2명이 박 의원과 정치적으로 직접연관돼 있었다는 점도 정치권이 박 의원의 '입'을 주목한 한 가지 이유였다.
하지만, 박 의원은 중도일보와 통화에서 "이번 일과 관련해 말씀드릴 게 없다"며 "나중에 얘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박 의원은 "나는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러움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박 의원이 이날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돈선거 의혹'과 관련해 입을 열면서 앞으로 적극적인 대응으로 전환하는 모멘텀이 아니냐는 해석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실제, 박 의원 측근들은 최근 김소연 대전시의원의 폭로에 대해 SNS 등을 통해 적극 반박하고 있다. 김신웅 서구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김소연 의원의 고려대 경영대 졸업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고 서다운 서구의원도 SNS에서"왜 선거기간에 신고를 못했느냐?"고 핏대를 세우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검찰이 이번 사건과 관련한 기소를 마친 만큼 박 의원도 그동안 자신에 대한 김소연 의원의 의혹 제기에 적극 대응하고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강제일·한윤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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