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디세이]노력하면 다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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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디세이]노력하면 다 되는가?

이정호 목원대 금융보험부동산학과 교수

  • 승인 2018-11-19 08:43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이정호교수
이정호 교수
수능시험이 있었다.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젊은이들의 '노력'이 집합적으로 표출되는 국가적 중요 연례행사다. '노력'하면 한동안 유행했던 말이 있다. 바로 '1만 시간의 법칙'이다.

심리학자 안데르스 에릭손이 처음 제시한 것을 2009년 맬컴 글래드웰이 <아웃라이어>에서 1만 시간의 법칙으로 소개했다. 누구든지 자기 분야에서 거장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는 1만 시간 이상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는 것으로 선천적 재능보다 지속적인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1만 시간을 계산해보면 하루 3시간, 일주일에 20시간씩 총 10년에 해당한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인생에서 1만 시간이란 게 그리 많은 시간은 아닌 듯하다. 하루 3시간 일주일에 20시간 총 10년 동안 자기 분야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우리 주위에는 훨씬 많다. 실상을 보면 하루 최소 8시간 주 약 50시간, 10년이면 2만 5천 시간 가깝다.



그렇다면 자기 분야에 집중적으로 1만 시간을 투입하면 성공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접근해 보자. 성공이 노력에 의해서 이루어지는가 아니면 유전자에 의한 것인가는 학계의 오랜 논쟁거리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찰스 다윈의 사촌으로 영국의 유전학자인 프랜시스 골턴은 유전자의 중요성을 강조한 대표적인 사람이다. 1883년 열등한 인종과 우월한 인종이 따로 있다는 주장인 우생학(Eugenics)을 창시하였다.

그는 뛰어난 인물들과 그 가계도에 대한 통계학적 정량적인 연구를 통해 육체적인 특성과 함께 지적인 능력도 같은 방식으로 물려받는다는 ‘유전성적 천재’(Hereditary Genius)라는 논문을 발표하였다. 이 논문에서 성공하는 데는 환경보다 유전이 더 중요함을 제시하였다.

약 반세기 후 행동주의 심리학의 창시자인 미국의 존 브로더스 왓슨(John Broadus Watson)은 환경이 유전보다 더 영향을 많이 준다고 하였다. 어린 아기인 알버트와 흰쥐에 관한 실험을 통해 아동의 모든 학습과 행동이 외부의 자극에 의해 통제될 수 있음을 보여주면서 '환경주의'를 주창하였다.

그러나 최근 미시간 주립대 심리학과 연구는 왓슨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미시간 팀은 9000권의 출판물과 88개의 연구 결과를 분석하여 성공을 위해 투입된 시간과 성공이 긴밀하게 상관관계를 맺는 경우는 30%에도 미치지 못함을 증명했다. 노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기 분야의 일을 시작하는 나이와 유전자가 더 중요한 부분이라고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 스스로 타고난 재능과 능력을 객관적으로 인지하여 어느 분야에 우리의 시간과 에너지, 자금을 쏟느냐에 따라 우리 인생의 행로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무작정 열심히 노력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자신의 타고난 기질과 적성에 맞는 분야를 찾은 후에 1만 시간 이상의 노력을 열정적으로 쏟아부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로버트 그린이 <마스터리의 법칙>에서 강조한 '인생의 과업을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한다. 과업을 발견하기 위한 여정은 내 열정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무모하리만치 1만 시간 이상을 쏟아부어도 아깝지 않은 분야가 어디인지를 찾는 것으로 귀결된다.

'마스터리'란 어떤 한 분야에서 대가나 거장으로 불리는 사람이다. 마스터리는 천재만이 아니라 인생의 과업을 발견하여 자신의 분야를 정하고 그 분야에서 '나비의 애벌레 시절'이라고 불릴 만한 '자발적 수련기'를 거치면 누구나 다다를 수 있다.

마스터리를 향한 여정을 시작하기엔 결코 늦은 때란 없다. 지금 바로 신발끈을 조이고 안락한 동굴을 벗어나 새로운 도전을 위한 여정을 출발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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