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BA 플라이급에서 3차 방어전을 승리한 이은혜 선수. |
대전 출신이자 중도일보 독자위원으로도 활약 중인 이은혜는 지난 17일 경남 하동체육관에서 열린 3차 방어전에서 중국 리앙씨얼리(21)를 상대로 2 대 0 판정승을 거뒀다. 심판진은 96대 94, 95대95, 96대94로 이은혜의 손을 들었다.
이날 경기에서 이은혜는 후반부까지 경기를 끌어올리는 데 중점을 둔 경기 운영을 펼쳤다. 상대방이 실전에서 플레이 스타일을 바꿔 나왔기 때문이다. 그는 "상대방이 제 영상을 봤는지 실전에서 기존 스타일과 다르게 나와 당황스러웠다"며 "스타일을 파악하느냐고 초반부에 소극적 플레이가 나왔다"고 회상했다.
이은혜는 경기 중반부터 상대를 파악하면서 적극적인 공세에 나섰다. 특유의 노련함과 체력을 바탕으로 상대의 스타일 변화 중 큰 요소였던 오른팔 스트레이트를 봉쇄해 분위기를 주도했다.
경기 중반 부상을 당할 때도 마인드컨트롤에 집중했다. 이은혜는 "중간에 부상 당했을 때는 지금부터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주변에서 응원하는 분들 머릿속에서 스쳐 지나가면서 마음을 다잡고 나니 후반부로 갈수록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승리했지만 변수가 많았고 결과를 보면 확실한 승리는 아니었고 막상막하였다"며 "제가 세계챔피언이라는 기쁨보다는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팬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이은혜는 "많은 분이 와 주셔서 응원을 해주신 게 힘이 됐고 따뜻한 온정을 느꼈다"며 "경기 중에서도 계속 함성을 들어서 더 힘을 낼 수 있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번 방어전에 성공한 이은혜는 4차 방어전을 치르게 됐다. 여자 세계 경기가 6개월에 한 번 정도 치러지는 만큼 다음 방어전은 내년 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은혜는 "나이가 점점 차고 있는 만큼 언제나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한다. 은퇴를 생각할 때도 있다"고 말하면서도 "앞으로도 응원해주시는 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조훈희 기자 chh7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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