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 제공 |
이별을 앞둔 남자의 절규. 떠나보낼 여자에게 용서와 회한, 그리고 마지막 남은 미련 앞에서 남자는 오열한다. 추억은 쓰라린 아픔이 되어 폐부 깊숙이 찌른다. 영원은 없는 것. 찰나 앞에서 사랑은 어느덧 빛바랜 사잔 한 장으로 남는다. 훗날 한 장의 추억만 가슴 한 켠에 고통으로 남으려나. 기억 속의 그대는 희미한 옛 사랑의 그림자일 뿐.
오토바이 청년은 음울한 노래를 아주 경쾌하게 불렀다. 헬맷 끈을 동여매고 한 쪽 다리는 땅에 늘어뜨린 채 슬픈 가사를 운동가 부르듯 경쾌하게 부르는데 그것이 오히려 쨍한 햇볕을 쓸쓸하게 했다. 구김살 없는 청년의 밝은 낯빛과 밤의 노래가 묘하게 어우러져 아련한 노스탤지어를 불러일으켰다. 청년은 어디에서 왔을까. 그는 무엇을 먹을까. 무슨 담배를 피울까. 어디에서 태어났을까. 멀리 산골 외딴집 떠꺼머리 소년이었을까. 노FOT소리가 오토바이 시동거는 소리에 묻혀 어느새 메아리쳐 아련히 멀어졌다. 그의 앞날에 영광 있으라.
우난순 기자 rain4181@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