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혜 선수. |
WIBA 세계 챔피언 이은혜(35)가 3차 챔피언 방어전에 나서는 각오다. 그는 17일 오후 경남 하동체육관에서 리앙 시우리(LIANG XIULI) 선수와 타이틀을 걸고 3차 방어전에 나선다.
이은혜는 지난 2016년 11월 WIBA 플라이급 챔피언에 올랐다. 지난해 6월엔 필리핀의 주제스 나가와를 꺾고 타이틀 1차 방어에 성공했고, 지난 3월 고향인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2차 방어전에서 일본의 히가노 치에를 판정승(2대0 )으로 잡아냈다.
올 3차전에 나서는 그의 마음은 비장했다. 그는 "잘하겠다는 말을 할 수는 없지만, 많이 맞아도 밀어붙이고 끈기 하나를 가지고 경기에 나서겠다"며 "끝까지 체력 잃지 않고 좋은 모습 보여서 돌아오겠다"고 힘줘 말했다.
'끈기'를 강점으로 꼽기도 했다. 이은혜는 "현재 코가 부러져 있는데도 병원을 가지 않고 코가 굳을 정도로 훈련을 했다"며 "체력도 늘고, 경기를 치르는 마음가짐 역시 끈기 하나로 나선다"고 강조했다.
심적 부담을 느꼈을 때가 어렵다고 한다. 많은 이들이 당연히 승리할 것이란 막연한 기대 때문이다. 그는 대전에서 열린 2차 챔피언 방어전에선 상대가 특히 일본 선수여서 마음 부담이 더했다"며 "많은 응원의 힘으로 이겼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항상 찾아오는 심적 부담을 극복한 것은 다름 아닌 '연습'이다. 연습을 통해 마인드컨트롤을 펼칠 수 있어서다. '시합을 이겼을 때', '졌을 때' 등의 상황에 몰입하면서 다양한 생각을 펼치는 게 이 선수의 연습 방법 중 하나다.
이 선수는 "연습할 때 관장님께서 혹독하게 훈련을 시킬 때가 있는데 많이 맞아야 배우는 것 같다"며 "시합을 앞두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 힘든 스트레스를 훈련으로 풀면 다 잊혀진다. 또 훈련 하고 나면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나온다"고 설명했다.
27살의 늦은 나이에 복싱을 시작하기까진 스승이자 매니저인 변교선(51) 관장의 지도가 컸다. 그는 "스승 역할이 있었지 않았다면 복싱을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다른 사람들은 유명한 선수를 롤 모델로 삼지만 저는 오로지 스승님 말만 듣고 따른다"고 말했다.
이 선수는 "언제까지 선수를 뛸지 모르지만 경기를 떠나 부끄럽지 않고 손가락질 받지 않고 열심히 경기했다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며 "'저 선수 잘해!'라는 평가보다 '참 열심히 한 선수였다'는 말을 듣고 싶은 게 꿈"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변교선 관장은 "이은혜 선수가 적지 않은 나이인 만큼 자기관리를 잘하고 노련미가 있어서 충분히 우승할 능력이 있다"며 "내면적으로 꽉찬 친구라 믿음이 있고, 급박한 상황에서 또 다른 변수를 둘 줄 아는 선수인 만큼 좋은 결과 있었으면 한다"고 응원했다. 조훈희 기자 chh7955@
이은혜 선수와 변교선 관장. |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