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성산교회 건물 전경. |
옛 성산교회를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한다는 대전시의 계획에 건물 부지인 양지 근린공원을 관리하는 중구청은 현재 부정적 기류가 강한 상황이다. 부지 공간 분리와 개방감 부재로 공원 기능이 저하되고 있다는 주민들의 건의를 외면할 수 없다.
중구청은 주민들의 철거 요구가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밝혔지만, 성산교회가 있는 13일 양지근린공원에서는 재활용을 원하는 주민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었다.
선화동에 거주하는 이상월(75·여) 씨는 "이왕 있는 건물을 부수기보다는 문화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며 "시민대학이 있다지만 이 지역은 여전히 문화적 여건이 열악하다"고 말했다.
같은 동네 주민 박선호(75·여) 씨는 "일부 주민을 대상으로 철거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가 진행됐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주변에서 철거하자고 이야기하는 이웃을 본 적은 아직 없다"며 "옛 성산교회 건물이 문화시설로 활용돼 노인을 위한 공간도 생겼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옛 성산교회의 문화공간 활용이 좌초될지 모른다는 소식에 지역 문화예술인들도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 박홍준 대전예총 회장은 "탁 트인 공원을 바라는 일부 주민들 생각도 이해하지만 문화예술인의 한 사람으로서 문화 공간이 조성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강민구 대전아트시네마 대표는 "옛 성산교회가 공원 부지와 어우러지도록 개선되고 인근 주민들이 함께하는 프로그램이 기획되는 문화공간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갈등 해결에 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오랜 시간 선화동에 관심을 가져 온 조성남 희망의책대전본부 이사장은 "옛 성산교회는 도시의 문화 자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충분한 공간"이라며 "토론 등을 통해 철거를 원하는 주민들을 설득하는 일이 관건"이라고 의견을 표했다.
한윤창 기자 storm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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