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76편이 실린 '날고 싶은 새 한 마리'는 작풍에서 '이야기성'이 강조된다. 시간 순 배열을 따르진 않지만 행간을 읽는 과정에서 이야기의 흐름이 비교적 도드라지게 나타난다. 이야기성이 강한 작품을 통해 시인은 상황의 분위기를 표현하거나 메시지를 전달한다.
양 시인은 작품에서 향토적 소재를 주로 묘사한다. 고목의 의구함을 표현한 '앞마당 감나무', 유년시절 향촌에서의 추억을 노래한 '닭서리', 농가에 대한 애착을 소개한 '헛간', 가마솥 아궁이를 스케치한 '장작불', 고샅에 울려 퍼지는 강아지 소리를 기록한 '개소리' 등을 통해 아련한 분위기를 드러낸다.
단형시들도 눈에 띈다. 새가 호젓한 자세로 앉은 모습을 그린 '솟대', 종이에 스며든 먹물을 온정적 정조로 노래한 '추억2', 산뜻한 감상을 드러낸 '유리창을 열며', 재잘대는 제비들을 관조적 태도로 묘사한 '삼월 삼짇날' 등은 하이쿠처럼 넓은 폭의 행간을 함축하기도 한다.
리헌선 문학평론가는 양 시인의 근간에 대해 "이번 시집에서 드러난 가장 큰 특징은 장형에서 단형으로의 변신"이라며 "사설적 요소보다 비유와 이미지의 생성을 통해 시의 완성을 추구하는 긍정적 변화를 보인다"고 평한 바 있다.
한윤창 기자 storm0238@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