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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반지의 제왕」, 「다빈치 코드」, 「월-E」, 「존 말코비치 되기」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각본이나 기획에 참여한 인물들이 공통적으로 한 사람의 세미나를 들었다는 것이다. 60명의 아카데미상 수상자, 200명의 아카데미상 후보, 200명의 에미상 수상자, 1000명의 에미상 후보, 100명의 미국작가조합상 수상자, 50명의 미국감독조합상 수상자를 배출한 "전설적인 명강의". 그 세미나의 강연자가 바로 스토리텔링의 거장 로버트 맥키다. 이번에 출간된 『DIALOGUE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2』는 그가 전작 『STORY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국내 출간 2002년)의 후속작으로 19년 만에 내 놓은 책이다.
전작 『STORY』가 영화에서 이야기 창작의 기술에 관한 논의 자체를 새롭게 규정했다면, 『DIALOGUE』는 영화, 소설, 드라마, 연극으로 그 범위를 확장해 등장인물의 말이 어떻게 우리의 신뢰와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셰익스피어의 희곡에서부터 영화 「사랑도 통역되나요?」 「사이드웨이」, 소설 「위대한 개츠비」 「순수 박물관」, TV 시리즈 「소프라노스」 「브레이킹 배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주요 장면들을 해체하며 대사 쓰기의 기법과 전략을 체계적으로 설명한다.
맥키는 "스토리텔링과 대사는 거의 함수적 대칭성을 가지고 움직인다. 이야기가 나쁜 경우에는 대사도 나쁘다"며 강박적으로 대사를 수정하는 작가들의 모습을 지적한다. "거듭된 고쳐 쓰기로 살갗이 벗겨진 대사를 더 긁어댄다고 인물과 사건의 질환이 치료될 리 없다"는 게 그의 논리다. 애초에 이야기가 좋아야 대사도 좋다는 것. 그의 제시에 따라 말을 둘러싼 예술적 형식을 탐색하다보면 '끝없는 대화의 연속'으로 이루어진 인간의 삶에 대한 통찰도 맛볼 수 있다.
박새롬 기자 ono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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