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 제공 |
포말과 어두운 하늘, 쏟아져 내리다가
백사장에 닿아서야 갈라지는 빗방울
너에게 고백하고 싶은 것이 있어'
-「백야의 소문으로 영원히」에서
표제작에서 시인은 달과 태양이 몸을 겹치기 시작하고 밤이 끝나지 않음을, 영화같은 비현실감을 인지하게 한다. 비극을 앞뒀으니 '크게 호흡'하고 '이제 우산을 펼쳐야 한다'고 말해준다.
시인 양안다는 2014년 《현대문학》 신인 추천으로 데뷔, 시집 『작은 미래의 책』으로 자신의 스타일을 선보인 바 있다.
이번 시집 속 그의 시에서 사랑의 기대는 배반되며 현실의 기대와 희망은 드물게 자리 잡는다. 시인은 실패를 예감하는 연애의 장면들로 불가항력의 세계를 그려 낸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불가항력임에도 끝내 예지하기를 포기하지 않는 시인의 정신을 볼 수 있게 한다. '다음 장면을 알기 위해 예지하기를 멈추지 않을 것' 시인이 시집에 마지막으로 적은 문장은 우리가 계속 상상해야 함을, 파국의 미래 그 이후를 바라보는 것이 시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박새롬 기자 ono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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