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와 대한건설협회, 대한전문건설협회, 한국노총 건설산업노동조합, 민주노총 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 이복남 건설산업 혁신위원장은 7일 '건설산업 생산구조 혁신 노사정 선언식'을 갖고, 건설산업 생산구조의 큰 틀을 짜는 '건설 생산구조 혁신 로드맵'에 합의했다.
이번 로드맵은 종합과 전문건설 상호 시장진출을 허용이 골자다. 2021년 공공공사 부문에 우선 적용되며 이듬해 2022년에는 민간공사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종합과 전문 시공자격을 엄격히 제한하는 건설업역 규제는 1976년 도입된 이후 40여 년 동안 법령으로 엄격히 제한해오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업역 규제로 종합업체는 직접 시공을 기피하고 하도급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또 수직적인 원·하도급 관계 고착화로 인한 저가 하도급 확산, 전문업체의 원도급시장 진출 걸림돌 등 악영향을 초래했다.
결국 분업과 전문화를 위해 도입된 '업역 제한'이 역으로 상호경쟁을 차단하고 생산성 향상을 저해하는 '칸막이'로 변질돼왔다고 볼 수 있다.
상호시장진출이 허용되면 발주자의 선택에 따라 종합·전문업체가 상호 공사의 원·하도급이 모두 가능해진다.
앞으로는 세부업종에 등록한 전문업체와 다른 전문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사를 도급할 수 있고 전문업체만 가능했던 실내 인테리어 공사도 종합업체가 시공할 수 있다.
다만 상호시장 진출할 때는 상대 업종의 등록기준을 충족하고 전부 직접 시공을 원칙으로 한다.
영세 전문업체 보호를 위해 총 공사금액 10억원 미만 공사의 종합 간 하도급은 금지된다. 또 전문공사 원도급만을 수주하는 영세업체(전문업체 중 약 40%) 보호를 위해 2억원 미만 전문공사의 종합 수주도 2024년부터 허용키로 했다.
업역규제 폐지 효과 극대화를 위해 업종체계도 개편된다.
시설물 유지관리업 등 타 업종과 분쟁이 잦은 업종을 중심으로 단기개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행 29개로 세분된 전문업종을 유사업종끼리 통합, 대업종화해 전문기업의 대형화를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등록기준도 조정된다.
시공능력과 관련이 없는 자본금요건은 2020년까지 50% 수준으로 하향 조정한다. 자본금 요건은 일본이 5000만원, 미국 캘리포니아가 1500만원 내외인데 반해 한국은 2억원~12억원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기술자 경력요건은 강화해 전문인력 중심의 경영을 유도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지역 전문건설업계 관계자는 "상호시장 진출 때 직접시공을 원칙으로 하는데, 이렇게 되면 종합건설이 수주해서 전문건설에 하도급을 줄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전지역 전문업체 중 직접시공을 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그럼에도 직접 시공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일감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전문건설업종이 대형화된다면 업체 수는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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