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를 앞두고 강정민 원안위원장이 9개월 만에 사퇴했고, 이에 앞서 지난 7월 비상임위원 4명이 일괄 사퇴하면서 위원회는 줄곧 논란의 중심이었다.
원자력연 방사성폐기물 무단 처분과 신고리 4호기, 라돈침대 수거 등 굵직한 원자력 분야 현안이 있음에도, 원안위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해 모든 심의·의결 사안은 올스톱된 상황이다.
갈 길이 바쁜 원안위는 6일 2명의 비상임위원을 위촉했다. 충남대 장찬동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계명대 김재영 예방의학교실 교수다. 두 위원이 위촉되면서 위원회는 정족수의 과반을 겨우 채웠다.
그러나 위원장 선임과 추가 비상임위원 2명 등 온전한 9명 체제의 위원회를 구성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사퇴한 강정민 위원장과 4명의 비상임위원 모두가 원안위법 결격사유에 해당됐던 만큼 철저한 인사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 되고 있기 때문이다.
강정민 위원장은 취임 9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했다. 강 전 위원장은 KAIST 초빙교수 시절인 2015년 원자력연의 연구비를 받아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지난 7월 사퇴한 4명의 비상임위원도 원자력연 위탁연구과제에 참여해 7억원에 달하는 연구개발비를 받은 정황이 드러났다.
모두 원안위법에 따른 위원 결격사유에 해당된다.
원안위 위원회는 안전과 규제, 원자력발전소 가동과 수명연장 등 중대한 원자력 문제를 조율할 수 있는 의사 결정권자다.
업계와 유착을 차단하기 위해 3년 이내 원자력 단체사업에 관여하지 않은 자로 위원회 자격을 규정해 놨지만, 이를 피해가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이와 관련,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최연혜 국회의원은 위원회 구성은 전문성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연혜 의원은 “15년 이상 원자력 안전 분야 경력을 가진 사람을 원안위 위원으로 임명해야 한다. 원안위는 고도의 과학적, 기술적 판단을 요하는 자리”라며 원안위 위원 자격 강화 법안을 대표 발의 사유를 밝혔다.
과학계 관계자는 “원자력 분야는 국민의 생활과 직결되는 중대한 부분이다. 원안위 위원회의 사퇴와 파행이 반복되면 국민 신뢰도는 하락할 수밖에 없다”며 “결격사유에 어긋나지 않고 그럼에도 전문가인 위원을 찾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한편 원자력안전위원회 비상임위원 임기는 3년이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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