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김선환 한국소비자원 대전지원장 "사회적 배려계층, 정보격차 피해 줄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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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김선환 한국소비자원 대전지원장 "사회적 배려계층, 정보격차 피해 줄이겠다"

"26년 간 소비자들의 권익 증진하겠다는 목표로 근무"
직접 진행한 소비자 피해구제만 약 6000여 건… 대전 어르신들 위한 소비자 교육 힘쓰겠다

  • 승인 2018-11-06 08:28
  • 신문게재 2018-11-07 11면
  • 전유진 기자전유진 기자
20181106-김선환 원장
김선환 한국소비자원 대전지원장. 이성희 기자
김선환(56) 한국소비자원 대전지원장은 3년째 대전에서 근무 중이다. 김 지원장은 피해 사례가 발생하면 현장을 중심으로 활동해야 한다는 점을 운영 방향으로 삼아왔다. 전 직원이 현장을 확인한 뒤 소비자와 업체 간 합의를 이끌어 내는 등 찾아가는 서비스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덕분에 유관기관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을 다 알게 된 것은 물론이고 대전 소비자들과도 사이가 돈독해졌다. 그는 지역 소비자 중에서도 사회적 배려 계층이 피해를 크게 입는다는 사실에 매달 2번씩 정기적으로 대전노인복지관을 방문해 소비자 피해예방 활동 교육을 시작하기도 했다. 김 지원장을 만나 그가 수장으로 있는 소비자원 대전지원의 활동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대전 사람들과 인연이 깊어 보인다.

▲소비자 문제 관련 유관 기관으로 구성된 3개 협의회를 주도해 2달에 1번 정도 모임을 가진 덕분이다. 대전시, 공정위 대전사무소, 대전 소재 8개 소비자 단체와 함께하는 '대전소비자권익증진협의회'가 대표적이다.



각 협의회는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고 올바른 문화를 선도한다는 목표로 시너지 효과를 내고자 구성됐다. 최근 동향이나 정보를 공유하고 각각 기관마다 대응책을 살펴보는 일을 한다. 문제가 발생하면 업체를 감시하거나 행정 처분하고 법령을 개정하는 등의 일을 도맡아 하기도 한다. 대전시가 주관하는 '대전소비자의 날' 행사를 통해 이러한 협력을 도모하기도 한다.



-한국소비자원의 주요 사업과 기능은 무엇인가.

▲정부가 하지 못하는 공익 성격의 일을 하고 있다. 소비자 문제와 관련해 크게 상담, 피해구제, 분쟁조정 기능을 한다고 보면 된다. 최근 소비자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는 관이 아닌 민관 주도로 바뀌고 있어 더욱 주도적으로 수행 중이다.

대표적으로는 소비자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일을 수행한다. 유통과정 중에 이상이 발견된 제품을 알리거나 상품별로 안정성이나 품질 등을 비교하는 시험을 진행해 소비자들의 피해를 줄이고 합리적인 구매를 돕는다.



-최근 가장 많이 접수되는 피해 사례는.

▲얼마 전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온나라 여행사, 탑항공 등 4개 여행업체 폐업과 관련한 내용이다. 소비자들은 이 업체들이 폐업하기 전 예약을 한 상태였는데 부도가 나고 폐업을 하고 나니 업체들이 보상을 해주지 않으려고 피하고 있다.

소비자원에서는 한국여행협회와 소비자들을 연결해주는 방식으로 진행 중이다. 협회는 여행사들이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면 소비자들에게 보상할 수 있도록 기금을 내 마련한 제도가 있다. 소비자원에서는 9일까지 접수하도록 공지한 상태로 추후 협회 측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대전지원에서 해결한 분쟁 중 기억나는 것이 있다면.

▲실태 조사 결과, 성분이나 기능, 복용량 등을 표시하는 글자 크기가 작은 일반의약품을 발견했다. 가독성이 떨어져 어르신들에겐 위험할 수 있어 법으로도 규정돼 있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해 수차례 사업자나 식약처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전문가들과 세미나를 열어 소비자들의 권리를 높이고자 노력했던 바 있다.

또 ‘스크럽세안제’ 안의 작은 알갱이가 눈에 들어가 충혈을 일으키고 통증을 유발하는 동시에 각막이 손상하는 등의 문제점을 발견해 언론에 보도하고 관계기관과 간담회를 개최해 제품 개선을 권고했다. 두 사례는 건강과 직결되는 부분인 만큼 의미가 깊었던 활동이다.

사실 현대인들이 건강을 생각해서 구매하는 헬스장 이용권 등이 피해 금액으로는 가장 큰 편이다. 적게는 3개월 많게는 1년 단위로 비용을 한꺼번에 내게 하는 방식인데 아무래도 계약 기간이 길다 보니 중간에 다른 일이 생겨 환불받고자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위약금을 제대로 받아내기가 쉽지 않아 피해 접수를 한 소비자가 많았다. 이러한 실태를 알리고자 보도자료를 제공하고 후속 사업도 상당수 진행했다. 대전의 약 300곳의 헬스장을 방문해 사업자를 만나는 활동을 강화했더니 확연히 줄어들었다.



-소비자들이 피해를 줄이려면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나.

▲계약 시 주의사항을 제대로 읽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소비자들이 서비스, 용역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다 알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자동차만 놓고 봐도 집을 빼놓고는 가장 큰 자산이라 평생에 2~3대밖에 살 수 없지만 사실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할지 잘 모른다.

약관을 제대로 읽고 이해한 뒤 계약을 진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일부 업체들은 소비자들이 잘 보지 않는다는 점을 노리고 부당하게 약관을 만들기도 하는데 이것을 공정위에 신고하면 무효 처리가 되기도 한다.

젊은 층의 소비자들은 똑똑하게 인터넷 검색 등을 찾아보고 구매하는 편인데 사회적 배려계층은 상당히 취약한 편이다. 소비자원이 이들을 교육하거나 정보를 제공하는 등 살뜰히 챙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대전노인복지관에서 실시 중인 소비자 교육도 이러한 취지에서 진행하고 있다.

대담=윤희진 경제과학부장·정리=전유진 기자·사진=이성희 기자



■ 김선환 소비자원 대전지원장은.

경북고와 영남대, 한양대학교 행정대학원을 졸업한 김 지원장은 지난 1992년부터 26년간 한국소비자원에서 소비자들의 권익을 높이기 위해 힘써왔다. 그가 소비자원에 몸담으면서 기업과 단체 대상으로 진행한 소비자 교육은 약 70회, 소비자 분쟁 조정 약 1000건, 소비자 피해구제는 약 6000건에 달한다. 이 밖에도 각종 거래·표시·광고·식품·자동차·시설 등에 대해 40여 건의 보고서를 작성해 언론에 보도하고 정부 정책 및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 대전지원장으로는 2016년 1월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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