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원장 공모는 매번 경쟁이 치열했던 만큼, 이번 신임 원장 공모 또한 다수가 응모할 것으로 보여 각축전이 예고된다.
이상훈 현 원장이 선임됐던 2015년 공모에선 13명의 후보자가 몰렸다. 당시 ETRI 내부 인사만 9명이 도전장을 내밀어 화제가 됐다. 결과적으로는 이상훈 KAIST 초빙교수가 최종 선임되면서 설립 초기를 제외하고는 첫 외부출신 원장이 됐다.
2012년 공모도 치열했다. 9명이 경쟁했는데, 김흥남 당시 원장이 연임되는 이례적인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ETRI는 설립 당시부터 대한민국의 경제 성장의 기반이 되는 ICT 기반의 기술을 쏟아낸 곳이다. 그만큼 예산 규모가 출연연 가운데 압도적으로 많고, 국가적인 관심도가 집중될 수밖에 없어 ETRI 원장은 출연연의 얼굴로 인정받아 왔다.
ETRI는 ‘장관 사관학교’로도 불린다. 역대 원장 4명, 센터장 1명이 장관에 올랐다.
한국 인공위성의 아버지이자 ETRI 초대 소장이었던 최순달 장관부터 경상현 장관, 양승택 장관, 최문기 장관, ETRI에 입사해 정보통신표준연구센터장을 지낸 최양희 장관이 있다. ETRI 원장을 장관으로 가는 통로로 여기는 이유다.
11월 초 현재 공고문이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ETRI 내외부에서는 원장 공모에 도전하기 위한 움직임이 다수 포착되고 있다.
과학계 관계자는 “ETRI가 산업을 주도적으로 발전시켜온 것은 맞지만, 최근 10년 안팎으로는 ETRI의 행보가 다소 아쉽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출연연과 협업하고 지자체와도 소통하는 기관으로 큰 그림을 그릴 줄 아는 원장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출연연 기관장 선임을 맡고 있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는 현재 공모 절차와 과정을 협의 중이다.
ETRI 원장은 정관에 따라 임기가 끝나기 전에 원장이 선임되지 않으면, 공석 체제로 부원장이 직무대행을 맡게 된다.
NST 관계자는 “11월에 바로 공모에 들어가더라도 최소 2개월은 공석이 되지 않겠느냐”고 예측했다.
ETRI 원장 임기는 3년이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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