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담그기는 콩을 사용해 만든 식품인 장 그 자체의 효능을 넘어 재료를 직접 준비해서 장을 만들고 발효시키는 전반적인 과정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장 담그기는 ▲고대부터 오랫동안 장을 담가 먹는 유구한 역사를 지닌 점 ▲우리나라 음식 조리법이나 식문화에 관한 연구 등 다양한 방향으로 연구될 수 있다는 점 ▲한국의 주거문화, 세시풍속, 기복신앙, 전통과학적 요소를 복합적으로 가진 점 ▲세대 간에 전승돼 모든 한국인이 직간접적으로 동참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할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콩을 발효해 먹는 두장(豆醬) 문화권에 속하고 삼국시대부터 장을 만들어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조선시대 왕실에서는 장을 보관하는 장고를 두었고, 장고마마라 불리는 상궁이 직접 장을 담그고 관리했다.
장 담그기는 콩 재배, 메주 만들기, 장 만들기, 장 가르기, 숙성과 발효로 이어지는 과정을 발전 시켜왔는데, 이는 중국이나 일본과는 구별되는 독특한 장 제조법이다.
메주를 띄우는 과정을 거친 후 된장과 간장 두 가지 장을 만든다는 점, 전년도에 쓰고 남은 씨간장을 이용해 수년 동안 겹장의 형식을 거친다는 저은 한국 장 담그기의 특징이자 독창적인 대목이다.
다만 장 담그기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각 가정을 중심으로 현재도 자연스럽게 전승되고 있는 문화라는 점에서 이미 지정된 김치 담그기(제133호), 제염(134호)과 마찬가지로 특정 보유자나 보유 단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박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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