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연 전기 쓰지 않는 친환경 냉난방기용 흡착제 개발

효율 높고, 용량 크고, 저온에서도 수분 탈착 가능
전력 피크 감소로 온실가스 대폭 줄일 수 있어

흡착제 시료 SEM 전자현미경 사진

한국화학연구원이 전기를 쓰지 않아도 되는 친환경 냉난방기용 흡착제를 개발했다.

CCP 융합연구단 장종산 박사 연구팀은 프랑스 CNRS 연구소와 함께 친환경 냉난방기용 흡착제를 개발,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흡착식 냉난방기는 대표적인 친환경 냉난방기다. 전기를 거의 쓰지 않고 천연냉매인 물과 흡착제, 재생열원 등으로만 구동할 수 있다. 물이 수증기로 증발할 때 주변의 열을 빼앗아 냉방 되고, 반대의 시스템으로 수분이 응축될 때 열을 방출해 난방되는 원리다.

그러나 기존 흡착제는 성능이 좋지 않아 흡착식 냉난방기가 광범위하게 상용화되지 못했다. 시장에서 널리 활용되려면 냉난방기 에너지 효율이 높고 흡착제의 수분흡착 용량이 크고, 70도 이하의 낮은 온도에서도 흡착제 재생이 잘 돼야 한다.

연구팀은 상용화를 위한 세 가지 성능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흡착제를 개발했다. 새로운 흡착제의 효율은 기존 제올라이트 흡착제보다 24% 이상 높아졌고, 흡착용량도 실라카겔 흡착제보다 2배 이상 크고, 섭씨 70도 이하의 저온에서도 손쉽게 수분이 탈착 재생될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흡착제는 지르코늄 물질을 사용한 다공성 금속-유기 골격체 MOF다. 이 흡착제는 물을 잘 흡착하는 성질과 물을 싫어하는 성질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 냉방 운전조건에서 수분 흡착력은 증가하고 저온 재생능력도 크게 향상됐다.

한편 새로 개발된 소재가 흡착식 냉난방기에 적용되면, 전기를 에어컨의 5% 미만으로 쓸 수 있어 과다한 전기 사용을 줄이고 전력 피크를 감소시킬 수 있다. 지역 냉방에 친환경 냉매인 물을 적용할 때 10만 세대 기준으로 하절기 전력피크 부하 약 234㎿, 연간 에너지 약 7300t 및 온실가스 약 1만9500t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산출된다.

이번 기술은 국내 특허로 출원됐고, 현재 흡착식 냉방, 제습, 건조기 제품의 사업화를 위해 기술계약 및 기술이전을 진행하고 있다.
이해미 기자 ham7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