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붕준(대전과기대 신문방송주간 교수/홍보전략센터장/전, 대전MBC보도국장.뉴스앵커) |
거의 40년 전, '삐삐', '스마트 폰'이 어떻게 생겼는지 상상도 못 했을 때! 당시 뉴스 마감 시간이 급박하면 인근 관공서나 공중전화 부스로 달려가 기사 내용을 방송국에 불러 주었을 때다. 따라서 언제나 받아 적을 사람이 필요해 다음 날 아침까지 한 명이 숙직근무를 한다.
숙직 임무는 기자가 밖에서 전화로 기사를 불러주면 밤 11시 라디오 마감뉴스 시간에 편집하고 중요기사는 서울 본사에 보내주면 되지만 사건이 없으면 전화가 없을 때도 잦다.
숙직근무를 위해 방송국에 온다. 지금은 다양한 소일거리가 많지만, 그때는 다음 날까지 오직 전화만 기다리니 따분하다. 마감뉴스 시간은 멀었고, 전화가 오더라도 대개 뉴스 송출 한 시간 전에 오고….
엉덩이가 근질거려 방송국 옆 식당으로 직행, 딱 한 잔? 얼큰하게 걸치고 숙직실로 돌아온다. 배는 부르고 취기도 올라 잠이 든다.
그런데 그 날, 전국 최대 규모였던 대전의 한 방적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한다. (이 공장에서만 이후 세 차례 계속 화재) 취재기자에게 전화가 온다.
"불이 났다!"고 한다. 잠결에 답한다. "매일 일어나는 불인데 뭘 그려? 관둬!"
전화를 끊는다. 또다시 벨이 울린다. 시끄러워(?) 잠결에 수화기를 내려놓으니 조용해 잘 맛이 난다. 잠시 후 숙직실 문을 열고 경비 아저씨가 깨운다.
"아! 정말, 깨우지 마세요! 쿨쿨" 징계위원회가 기다린다.
지금도 <건강에 해로운 술! 남을 위해(?) 빨리 먹어 없애야겠다>고 다짐하며 酒님을 뵈러 간다. 박붕준(대전과기대 신문방송주간 교수/홍보전략센터장/전, 대전MBC보도국장.뉴스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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