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회에는 원 작가가 중국의 절강성과 안휘성, 한국의 담양, 고창, 함양 등 대나무가 생육하는 곳곳을 다니며 담은 대표작 21점이 전시된다.
대나무를 주제로는 3번째이며 30년 사진 인생의 한 단계 매듭을 짓는 10번째 개인전이기도 하다.
초기 대나무 작업들이 안에서 밖으로 향하는 관조적이며 목가적인 감성의 표현인 화이트 시리즈였다면 이번 신작은 먹의 묵직함으로 전해지는 흔들림이 주제이다.
작가는 대나무 하면 흔히 떠올리는 강직함, 올곧음의 상징성을 드러내기보다는 눈의 무게를 묵묵히 감내하고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를 통해 삶을 대하는 오늘의 의미를 되묻고 있다.
대나무에 대한 눈의 생각과 같은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인식에서 흔드는 것들과 흔들리는 것들의 인과관계를 상상해 볼 수 있는 원춘호의 <竹林雪花> 사진전은 11월 5일까지 열린다.
김의화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