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법제사법위원회 등 13개 상임위원회 종합감사를 끝으로 지난 20일간 정치권을 뜨겁게 달궜던 국감시즌이 문을 닫았다. 올 국감에선 해묵은 정쟁보단 국민 실생활에 직접적으로 파고드는 사회적 이슈에 초점이 맞춰졌다. 무엇보다 여야의 '이슈 선점'이 치열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사립 유치원 비리 문제를 들고나와 사회적 이슈로 부각시켰다. 이 문제는 '우리 아이' 문제로 인식한 학부모들의 강력한 피드백을 지렛대 삼아 정부와 여당의 사립 유치원 비리 근절 대책 발표로까지 이어지면서 휘발성을 더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8일 서울 여의도 교육시설 재난 공제회에서 열린 '1차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 추진단 합동 점검회의'를 열고 방향을 논의하기도 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에선 고용 세습 문제를 폭로하고 여당에 파상 공세를 퍼부었다. 대전 출신 유민봉 의원(비례)이 문제를 제기한 서울교통공사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의 임직원 친인척 특혜 의혹을 제기하면서 정치권을 뒤흔들었다. 다른 공공기관에서도 채용 관련 의혹이 잇따르면서 야 4당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요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당초 목표였던 평화·민생 국감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자평했고, 한국당은 정부와 여당의 국감 무력화 시도가 이어졌다며 대립각을 세웠다.
국감은 끝났지만, 이제부터 할 일은 태산이다. 사립유치원 비리 및 고용세습 의혹은 여야 정쟁 대상이 아닌 국민들의 직접적인 문제다. 이와 함께 이번 이슈들은 중앙 정치권에서만 다뤄질 일도 아니다. 이번 국감을 통해 충분히 공론화 과정을 거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제는 충청권에서도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때다.
국감이 끝난 후 국감에서 새롭게 떠오른 사회적 현안에 대해서 각 시·도에서 등장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한 문제 제기와 사후약방문이 아닌 선제적인 처방을 내놓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비단 이 문제뿐만 아니다. 국회 분원 혁신도시, 과학벨트 예산증액 등 '포스트 국감' 충청 역량결집이 필요한 현안관철을 위한 에너지를 모으는 일도 중요하다. 대전시의회는 다음 달 6일부터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한다. 국감에서 등장한 다양한 쟁점에 대한 현안을 지역 차원에서 문제 의식을 갖고, 지적에 나설 필요가 있다. 중앙처럼 당 차원으로 특정 현안에만 매진하는 것은 좋은 현상이 아니다. 22명 중 21명이 민주당 의원으로 구성돼있는 시의회에서 '거수기' 우려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도 다양한 쟁점에 대한 지역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시의원들은 당보다도 지역 정치를 책임지는 인사들이다. 지역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시민'만을 위한 활동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조훈희 기자 chh7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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