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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소통의 크기와 행복의 크기는 어떨까?' 라는 궁금증에 지인들을 대상으로 물어보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행복하다' 라고 느낄 때는 자신이 원하는 것에 대한 만족감 즉, 어린아이가 배가 고파서 울고 있을 때, 엄마가 와서 따뜻한 미소로 배를 채워주었을 때 행복하고 소통이 이루어졌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가 배가 고파서 울고 있을 때, 엄마가 와서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낸 상태에서 배를 채워주었을 때는 아이의 마음은 어떨까요? 배는 불러서 물리적으로는 포만감을 느낄 수 있지만, 그것을 행복이라고는 하지 않을까요? 이런 경우를 '소통의 부재'라고 합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에 따라서 가치의 기준이 다르기도 합니다. 매우 주관적이고 사회나 문화, 시대, 소속된 집단마다 기준이 다양합니다. 소통(疏通)은 '물질이나 기호가 막힘없는 오감'의 뜻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의 삶 속에서 만남 없는 소통이 없듯이, 소통 없는 만남도 있을 수가 없습니다.
경우에 따라서 자신에게 불편한 감정을 소통의 부재에서 느끼곤 합니다. 소통을 하지 않아서 사회적 관계 즉 일적인 관계에서는 감정을 나타내지 않습니다. 간혹 '감정의 부재' 처럼 못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도 많습니다. 여기서 '감정의 부재'는 '무감각하다' 의 의미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감정에너지를 소모하지 않는다는데 의미를 두면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우리는 각 개인의 삶과 행복이 타인과의 만남과 소통의 모습에서 매우 중요함을 알고 있습니다.
장 폴 사르트르는 "우리는 우리 이야기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둘러싸여 살아가며, 우리에게 발생하는 모든 일들을 이야기를 통해 이해하며, 마치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삶을 살아간다. " 라고 말했습니다. 이야기는 우리 삶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이야기를 하고, 듣고, 읽고, 쓰기를 통해서 지적인 요소, 정서적인 요소, 행동적인 요소를 동반하게 됩니다.
이야기와 소통, 말, 행복은 어떤 연관이 있을까요? 우리의 삶은 이야기가 아닌 것이 없습니다. 그 이야기 속에서 개인의 가치관, 삶의 철학, 경험담 등 다양한 것 모두를 포함합니다. 소통을 포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범주가 '삶의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소통을 통해서 삶의 개인적 역사를 만들어가기도 합니다. 그만큼, 소통은 중요합니다.
어느 날, 부부싸움이 일어났습니다. 오전 내내 집 안 일을 했던 부인이 잠깐 쉬고 있는데, 그 모습만을 봤던 남편이 옆에서 하는 말, '당신은 맨 날 그렇게 한가하게 쉬고만 있느냐' 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어이가 없는 부인은 한 말을 잃고 말았고, 그 뒤로 어떤 말조차도 하기 싫었다고 합니다.
그동안 일방적인 말을 하고 있지는 않았나? 상대방이 무엇을 말하는지를 잘 이해했는지를 알아보는 모의 실험이 있습니다. 그 대상이 어느 누구든 상관없습니다.
두 명씩 짝을 지어서 다음과 같이 진행해 보시면 자신의 소통하는 방법을 조금이나마 알게 될 수 있습니다.
먼저, 두 사람 중 먼저 얘기 할 사람을 정합니다. 두 번째, 5분간의 시간을 주고 하고자 하는 말을 하게 합니다. 세 번째, 듣고 있는 사람이 5분간 상대방이 했던 내용을 그대로 다시 이야기를 해 주는 것입니다.
어떤 현상이 일어났을까요? 5분간이지만, 전혀 다른 의미의 내용을 말하는 사람,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 '몰라 몰라, 기억 안나' 라고 말하는 사람, 다시 이야기하는 시간에 자신 이야기하는 사람 등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관계에 있어서 행복해 지고 싶으십니까? 말을 하지 마시고, 소통을 하면 어떨까요? 소통(疏通) 속에서 '배려와 섬김의 자세' 를 익힐 수 있습니다.
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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