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
#B 연구원은 2012년과 2014년 부실학회 와셋(WASET)에 3회나 참석한 이력이 드러났다. 그런데도 B는 현재 모 출연연 실장으로 연구원에 재직 중이다.
<속보>=대덕특구 정부출연연구원의 주요 보직자들이 부실학회에 참가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과학계의 비리 행위로 신뢰에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일각에서 중징계를 통한 연구현장의 윤리의식을 정립하고 잃어버린 국민적 신뢰를 다시 쌓아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듯이, 부실학회 참가자 중 현재 주요 보직자는 12명. 참석 당시 보직자까지 포함한다면 모두 29명으로 적지 않은 숫자다.
문제는 ‘돈만 주면 논문을 실어주는’ 비윤리적인 부실학회 난립을 주요 보직자들이 바로잡지 못했다는 점이다. 오히려 자신의 위치를 망각하고 부실학회에 반복적으로 참석하며 과학계의 비리 행위를 세습한 셈이다.
그동안 주요 보직자들에게 집행된 연구 예산은 약 1억원. 이 가운데 한 연구자는 부실학회에 무려 3회나 참석해 국민 세금 1600만원을 남용했다.
부실학회를 경험한 연구자들의 숫자는 상상 이상이다.
최근 5년간 전국 대학과 연구기관 소속 연구자 중 1317명이 1578회 부실학회에 참석했다. 이 중 3회 이상 참석자도 46명에 달한다.
26개 출연연에서는 184명, 4대 과학기술대학원에서는 76명이 부실학회 꼬리표를 달게 됐다. 이중 대전은 KAIST 43명, 한의학연 26명, 생명연 소속이 21명이다.
조사대상 기관 40%는 와셋과 오믹스 두 학회에 모두 참석한 이력이 있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출연연을 관리하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는 ‘부실학회 원천봉쇄’에 나섰다.
특히 전·현직 주요보직자는 강력한 징계를 통해 연구원 전반의 윤리의식을 다시 확립하겠다는 의지다.
1차 목표는 마무리 단계다. 징계나 행정조치는 각 출연연에서 이행하는 것으로 이달까지 부실학회 1회 참석자의 행정조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2~3회 참석자들은 개인 소명 절차가 남아 11월 중순까지 부실학회 논란을 종지부 찍을 예정이다.
출연연이 NST에 제출한 주요 보직자 중징계 공통 사안은 보직해임과 임용 제한, 외부포상 제한, 해외출장 제한이다.
NST 관계자는 “징계는 출연연이 결정해 편차는 있겠지만, 징계 수위가 강력한 곳도 있다. 횟수에 따라 차등 조치될 것”이라며 “3회 이상 참석자는 최대 2년간 임용을 제한하는 등 현실적인 중징계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출연연의 주요 인사는 “과학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관이다. 윤리에 대한 문제는 결국 신뢰로 직결되기 때문에 부실학회 논란을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