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도안, 죽동, 둔산 등 인기 주거지역 아파트값은 계속 오르는 추세지만, 이렇다 할 '호재'가 없는 곳은 집값 오름세에 소외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구에 거주하는 최 모씨(40대 후반)는 "조만간 이사를 가야 해 집을 팔려고 내놓았는데, 집값이 떨어져서 작년만도 못하다. 어디는 올 들어 몇억이 올랐니 어쩌니 하는데 다 남의 얘기"라고 토로했다.
그는 "작년 시세로는 2억5000만원 중반까지도 갔던 것 같은데, 집 보러 오는 사람마다 깎아달라고 하고, 안 깎아주니 팔리지가 않더라"며 "어차피 급매가 아니라 더 기다릴까 했지만 수리비 정도는 빼주기로 하고 넘겼다"고 말했다.
최 씨가 소유한 집은 지하철 등 교통 호재도 없고, 재개발·재건축 사업과도 관련이 없어 앞으로도 집값 상승을 기대하긴 어려운 위치다.
그렇다 보니 외지투자자가 들어와 집을 싹쓸이를 했다거나, 불과 몇 개월 사이 집값이 '억'이나 올랐다는 소식을 접하면 상실감이 더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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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단지도 비슷한 시기 4억 중후반대에서 현재는 5억 중반으로 상승 폭이 비슷하다.
유성구 죽동의 한 아파트도 전용면적 84㎡ 아파트가 올 초 4억 5000만원선 이었지만 이달 5억 5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입주한 문지동의 신축 아파트도 가격이 최대 1억 5000만원 넘게 오른 곳도 있다.
불과 10개월도 채 안되는 기간 동안 집값이 1억원 넘게 뛴 것이다.
이에 대해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대전이 타 광역시에 비해 상승세가 더뎠다. 지금의 상승무드는 다른 지역과 '키 맞춤'하는 시기에 들어갔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또 아직 조정지역으로 묶이지 않았다는 점과 투기지역인 세종시 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갈아타고 싶은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같은 양극화 현상이 전국적으로도 나타나자 국토교통위 민경욱 의원은 지난 23일 "잇단 부동산 대책발표에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며 "사회적 갈등과 불만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해소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원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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