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지금까지 아이들을 이중언어 인재로 기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이들이 어릴 적 시부모님과 함께 살았을 때 내가 아이들에게 중국어로 말할 때마다 시아버님은 '어미야, 한국어부터 가르쳐야지'라고 말씀하셨다. 그 시절 나는 한국어를 잘 못하는데다 발음도 정확하지 않아, 아이를 어떻게 가르치란 말인가 하고 많이 고민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었다. 어린 아이는 언어습득능력이 아주 뛰어나서 두세 가지 언어를 충분히 동시에 습득할 수가 있다. 처음에는 엄마에게 많이 배우지만 4, 5세가 되면 다른 가족들 또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더 많이 배운다. 설령 엄마에게 한국어를 전혀 배우지 못 한다 해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가면 금세 보통 한국 아이처럼 한국어를 잘 하게 된다. 엄마의 한국어 실력보단 엄마가 자신감이 있는 것이 더 중요하다. 엄마가 자신 없으면 아이도 자신이 없어진다. 자신이 없는 아이는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기 어려워서 한국어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뒤쳐질 수 있다.
다문화 아이들은 엄마의 모국어를 최소한 알아들을 수는 있어야 한다. 한국어는 엄마에게 외국어이기에 하루 종일 한국어로 아이를 가르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마음이 급할 때, 아이를 혼내야 할 때, 아이에게 자세히 설명해야할 때에는 부족한 한국어 실력으로는 아이와의 의사소통이 거의 불가능하다. 화만 내고 재대로 설명도 못하는 엄마는 아이에게 존중받기 어렵다. 차라리 엄마의 모국어를 가르쳐서 아이와 모국어로 대화하면 소통이 훨씬 더 원활해지고 아이는 두가지 언어를 할 수 있다는 자부심도 생긴다.
아이들은 한국어 환경에서 자라기 때문에 엄마의 모국어를 배우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엄마는 아이에게 모국어로 말하고 동화책을 많이 읽어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모국어로 되어있는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게임도 도움이 될 것이다. 모국 여행 가거나 친정 식구와 친하게 지내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노력은 해야 되지만 걱정은 필요 없다. 당당하고 자신 있게 행동하라. 당신은 잘 할 것이다.
소옥형(중국) · 김애련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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