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구의 세상읽기] 대전시 'CI', 시대에 맞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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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구의 세상읽기] 대전시 'CI', 시대에 맞는가

  • 승인 2018-10-24 11:15
  • 신문게재 2018-10-25 23면
  • 박태구 기자박태구 기자
박태구 사회부장
CI(Corporate Identity)는 기업의 이미지를 구축, 추구하는데 중요한 요소로 알려져 있다. 기업의 정체성과 이념, 성격 등을 시각화해 한 눈에 나타낼 수 있어서다. 그중 심볼마크는 CI의 핵심이다. 타 기업과 차별화하고 새로운 가치를 부여할 수 있어서 CI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지방자치단체도 CI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비슷비슷한 도시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나 경쟁력을 확보하고 그 도시만의 특색을 살리고 알리는데 큰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화, 지방화 시대라는 흐름에 따라 지자체는 성장과 발전을 위해 대내·외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지자체의 CI 필요성을 개념적으로 정리해보면, △역할 변화에 따른 가치 재정립 △이미지상승 및 차별화 △새로운 이미지 창출로 분위기 쇄신 △조직 활성화 등을 들 수 있다.

2019년 출범 70주년, 광역시 승격 30주년을 맞는 대전시는 새로운 이미지 구축과 미래 비전을 담기 위해 CI 변경 필요성이 대두 되고 있다.

daejeon
대전시의 이미지를 대표하고 시각적 의미를 표상하는 지금의 상징마크는 초록색 바탕의 꽃잎 모양을 하고 있다. 밭과 터전, 무궁화 꽃잎 등을 상징하는 형태는 대전의 큰 '大'와 역동적으로 뻗어 나가는 발전적 이미지를 함축하고 있다. 또 국토, 교통, 행정, 과학, 문화, 유통의 중심지로 힘차게 도약하는 대전시민의 꿈과 이상을 표현한 것으로 대전시는 설명했다.



그러나 CI를 만든 후 오래 지나다 보니 지금 대전의 모습과 미래 갖추게 될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다.

스마트시티, 자율주행차, 드론 등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 나갈 도시라는 대전의 이미지와 부합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심지어 일부에선 새마을운동 심볼마크와 유사해 딱딱하고 촌스럽다는 얘기도 들린다.

캐릭터인 ‘한꿈이’와 ‘꿈돌이’도 93년 대전엑스포 당시 만들어져 시대에 한참 뒤쳐진다는 느낌이다. 엑스포 재창조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여기에 맞는 새 캐릭터도 필요하다.

충남도 심볼
인근 도시인 충남도는 지난 2013년 홍성·예산 내포신도시 개막을 앞두고 새로운 가치와 비전을 담은 CI를 변경, 발표했다. 심볼마크는 아름드리나무를 형상화했고, 화합과 공생, 풍요와 평안, 행복과 미래, 믿음과 소통의 의미를 담았다. 전국 공모를 통해 제작한 슬로건은 ‘행복충만, 충남’으로 정했다.

민선7기 대전시장으로 취임한 허태정 시장은 지난 8월 시정구호를 '새로운 대전, 시민의 힘으로'로 변경, 발표했다. 허 시장은 “민선7기는 시민이 주인 되는 주권시대가 될 것”이라며 “시민의 힘으로 새로운 변화와 도약, 활기찬 대전을 만들 수 있도록 하자는 요구를 담았다”며 시정구호 의미를 강조했다.

대전시는 심볼마크 따로, 슬로건을 따로 활용하고 있는데, 새 CI 변경을 통해 슬로건을 함께 사용하는 충남도와는 대조적이다.

CI를 직접 활용하는 대전시 부서 직원들은 심볼마크가 현재와 미래의 대전을 함축하지 못함을 아쉬워 한다고 한다.

대전시의 슬로건은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함께 변경되어 왔다. 뭐든지 자주 바뀌는 것은 좋지 않다. 교체비용뿐 아니라 대전을 알리는데 저해요소가 되고 혼선을 줄 수 있다.

이제는 대전시의 심볼마크와 슬로건을 하나로 활용할 수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 물론, 막대한 예산이 수반되는 만큼 신중한 검토도 있어야 한다. 먼저 CI 변경 필요성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묻는 것은 당연하다.

대전시가 추구하는 '4차 산업혁명도시' 이미지 구축을 위한 새 CI 검토 필요성에 힘을 실어본다.

박태구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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