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 의식을 잃어버린 연구자들의 비정상적인 행태는 물론 공공기관의 설립 목적이 흔들릴 수 있는 관습이나 행태가 대전이라는 울타리에서 발생하고 있어 이들을 감시할 수 있는 ‘제3의 눈’이 필요할 정도다.
우선 대덕특구 출연연은 부실학회 참석자들의 천국이다.
돈만 내면 논문을 실어주는 부실학회는 연구자들의 연구윤리에 위배 되는 시스템으로, 출연연을 비롯한 주요 연구자, 학생들이 대거 참석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충격을 준 바 있다.
문제는 부실학회 참석자들이 출연연의 주요 보직에 올라 있다는 점이다. 12개 기관의 29명은 부실학회 참석 당시 주요 보직자였거나, 현재 주요 보직자다. 실장급 이상의 주요보직자는 9개 기관 12명, 부실학회 참여 횟수가 2번 이상에 달하는 보직자도 5명에 달한다.
KAIST는 ‘부자(父子)의 연구세습’ 논란으로 뭇매를 맞고 있다.
연구세습은 말 그대로, 교수가 제자에게 연구를 승계하는 과정이다. 단, KAIST 사례처럼 가족이 한 연구실에 있거나 논문을 지도할 경우 교수 임용 과정에서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짙다.
KAIST 대전 본원에서만 2명이 연구세습 도마 위에 올랐다. KAIST는 임직원 행동강령에 이해관계직무의 회피 조항을 뒀으나, 이들은 이마저도 위반했다.
KAIST 관계자는 “교수들이 행동강령을 지키지 않은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며 “단 행동강령은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교수들에게 이와 같은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후속 대처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철도 분야 대표 공공기관인 코레일은 가족 할인증으로 최근 5년간 219억에 달하는 혜택을 나눠 가졌다.
연간 50억에 달하는 금액으로 직원 본인은 물론 가족들까지도 KTX 등 주요 열차 운임 할인을 받았다. 코레일은 감사원으로부터 2008년 이후 세 차례나 직원가족 할인제도 폐지 통보를 받았지만 실행하지 않았다.
동료직원을 강제 성추행한 직원을 솜방망이 처벌로 무마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도 대전에 본사가 있다.
소진공은 인사위에서 강력한 징계 의사를 무시한 채 정직 3개월로 처분했다. 가해 직원이 현직 기관장 재임 시기 비서실에서 근무했다는 이력이 있어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공공기관 관계자는 “비리행위를 척결하기 위해서는 내외부 감사 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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