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14일 서울 강서구의 한 PC방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으로 전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
아르바이트생이 불친절하다는 이유로 흉기를 가져와 잔인하게 청년을 살해했다. 불친절하다는 이유도 가해자의 주장에 불과하다.
살인이 일어나기 전 경찰과의 녹취록도 공개됐다. 가해자의 동생이 먼저 경찰에 전화를 걸어 아르바이트생이 인상을 쓰며 불친절하다고 신고를 했고 몇 분 후 아르바이트생은 손님이 욕을 계속한다며 마찬가지로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일단 싸움을 중지시키고 철수했다. 그 후 가해자가 흉기를 가져와 살인까지 이어졌다.
사건 직후 가해자의 가족은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았고 약을 복용하고 있다며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법원은 감정유치장을 발부했고 가해자는 공주치료감호소에서 정신감정을 받을 계획이다.
감정유치란 피의자의 정신상태가 어떠한지 판단하기 위해 치료감호소에서 일정 시간 의사와 전문가로부터 정신에 대해 감정을 받는 제도를 말한다.
이 때문에 국민들은 또 심신미약을 이유로 감형이 되는 게 아니냐며 걱정하고 있다. 이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강서구 피시방 살인사건. 또 심신미약 피의자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으며 일주일 새 90만 건을 훌쩍 넘어섰다. 이는 역대 최다 동의다.
심신미약이란 심신의 장애 때문에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걸 말한다. 형법 제10조 2항에도 '심신장애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자의 행위는 형을 감경한다.'라고 되어 있다.
정신질환을 비롯해 약물과 알코올 중독의 상태에서 죄를 범할 경우 책임을 다 물을 수 없고 형량을 감형해 주는 것이다.
이미 심신미약을 이유로 감형된 사례도 여럿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2008년 등교 중 유아를 성폭행해 심각한 상해를 입혔던 조두순 사건으로 검찰은 무기징역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알코올 의존증 환자로 인정해 심신미약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조두순의 만기 출소도 얼마 남지 않았다.
또 다른 사례는 2014년 12월 부산의 한 사회복지관에서 발달장애인이 2살 남아를 건물에서 떨어뜨려 숨지게 했던 사건이다. 이 사건도 재판부는 발달장애인에 대한 심신미약을 인정해 무죄를 선고했다.
우리 사회에 큰 이슈를 가져왔고 많은 여성들이 분노했던 2016년 5월에 발생한 강남역 화장실 살인사건도 있다.
남녀공용 화장실에서 일면식도 없던 여성을 기다려 무참히 살해한 사건으로 검찰은 무기징역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조현병을 이유로 징역 30년을 선고한 사건이다.
이제 사회적 분위가가 더 이상 심신미약으로 인해 감형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입장이 지배적이다.
한 정신의학과 교수도 "우울증을 포함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과 심신미약 상태는 다른 의미이며 범죄수사에서 사용되는 심신미약이라는 개념은 정신의학이 아닌 법률상의 개념일 뿐"이라고 말하며 심신미약이 감형사유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것도 억울한데 정작 가해자는 심신 미약을 주장하며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려는 일이 발생해서는 결코 안 되는 일이다.
미디어부 이성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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