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모 대학 운동장에서 사내 체육대회가 열렸다. 오랜만에 선후배들과 편안한 자리에서 대화하니 모처럼 기분이 붕 뜨는 것 같았다. 다만, 즐거운 마음과는 다르게 평소 컴퓨터 앞에서만 씨름하다가 갑작스레 계주 등 체육 활동을 하니 무리한 운동이 아님에도 몸이 많이 놀란 듯 했다. 바로 다음날 다른 지역으로 출장을 다녀왔는데 오후부터 몸 상태가 영 좋지 않더니 몸 곳곳이 조금씩 떨리는 게 눈에 보일 정도여서 당혹스러웠다. 팔팔하다면 팔팔한 20대인데 말이다.
현대 사회는 과학의 급진적인 발달로 앉아서 하는 일이 많아졌다. 힘을 쓸 필요가 없는 엔진이 달린 이동수단을 이용하는 경우가 늘어 자연스럽게 신체 활동이 줄었고 그 결과 도시인들 대다수가 운동부족 상태에 처하게 되었다. 기자 또한 일주일에 걷는 시간을 계산해보니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조금 놀라긴 했다. 신체 활동에 그다지 취미가 없는 기자로서 수년 전 회사에 입사하며 규칙적인 생활을 다짐했지만 돌아보면 계획은 물 건너 간지 오래다.
현대 의학은 과거에 비해 눈부시게 발달했지만 우리의 신체는 오히려 퇴보하는 듯하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연구에 따르면 한국 성인 3명 중 1명은 운동 부족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남성보다는 여성의 운동 부족이 두드러졌다. WHO는 주당 최소 150분의 적절한 운동 또는 최소 75분의 격렬한 운동을 권장하고 있지만 한국의 경우 운동이 부족한 성인은 35.4%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 비교해보면 남성은 29.5%였으나 여성은 무려 41%에 달했다. WHO는 주당 최소 운동 권장량을 달성하지 못하면 심장질환이나 당뇨, 치매 등의 위험이 급격히 증가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만병의 근원은 운동 부족이다. 심장병, 고혈압, 뇌졸중, 비만증, 암 등 성인병 대부분은 꾸준히 운동을 하면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그렇지만 잘못된 운동 방법은 아무런 효과가 없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적절한 운동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한 가지 예로 신체에 큰 부담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매일 천천히 산책을 하는 것은 체력은 물론 성인병 예방에도 도움 되지 않는다. 포인트는 신체의 컨트롤 타워 심장의 기능을 향상하는 것이다. 하루에 20~60분, 자신의 최대 운동능력 강도의 60~80% 범위 안에서 1주일에 3~5일은 운동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때 운동할 때는 조금 힘들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몸에 땀이 날 때까지 하는 것이 좋다.
기자는 지금 업무에 치이고 휴일이란 핑계에 기대 이리저리 운동을 피한 나 자신을 반성하고 있다. 계단 한 칸 오르면 무릎이 불편하고 숨이 가쁠 정도의 끔찍한 체력으로도 타성에 젖어 스스로를 방치했으니 말이다. 이쯤에서 한번 묻고 싶다. 당신의 건강은 안녕하십니까.
최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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