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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안에 아파트를 소유한 A 씨는 "얼마 전 한 중개업소에서 전화가 걸려와 집을 팔아줄 테니 매물로 내놓으라고 했다"며 "팔 생각이 없다고 하니까 지금 내놓으면 3000만원을 더 받아 주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공인중개업소가 수천 만원씩 더 비싸게 팔아주겠다고 ‘대놓고 꼬드기고 있다’는 얘기다. 매물이 없어 영업난이 심각한 공인중개업소들이 '매물 찾기'에 나서면서 집값 올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실제로 도안신도시 내 유성구 일대 아파트는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심리와 맞물리면서 최근 매매물건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포털사이트 부동산 정보서비스에서 매물조회(21일 기준, 매매)를 해보면, 2블록(베르디움)의 경우 매물은 1건(중복 1건)이다. 6블록(센트럴시티)은 36개가 올라와 있지만, 중복매물로 볼 수 있는 것을 제외하면 12개다.
또 21개가 올라온 7블록(예미지) 역시 11개만 겹치지 않는 물건이다. 9블록(트리풀시티)도 34개 중 7건뿐이며, 3블록(한라비발디)은 36개 중 10건, 12블록(어울림 하트)은 29개 중 14건이다.
실제 매물은 올라와 있는 것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부동산마다 직접 방문하면 매물이 더 있는 경우는 있지만, 사정이 크게 다르지는 않다. 영업난을 겪고 있음을 짐작해 볼 만 하다.
중개 수수료로 먹고사는 공인중개업소는 전화번호를 확보하고 있는 집주인들에게 집을 팔라고 직접 권유하고 나서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중개업소들은 전세를 놓거나, 아파트 시세를 알아보기 위해 문의해 오는 집주인 연락처와 동호수 정보를 가진 경우가 많아 접촉이 쉽다.
살제 정부가 집값 띄우기 근절을 위해 지난 5일부터 운영에 들어간 '집값담합 신고센터'의 일주일간 신고 현황을 보면 주로 서울과 수도권에서 드러나긴 했지만, 전체 33건 중 중개업자가 11건(33.3%)을 차지하기도 했다.
지역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물이 없으면 적극적으로 영업할 수밖에 없다. 손가락 빨고 있을 수는 없지 않느냐”며 “매물을 찾아 나서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집값을 더 올려받아 주겠다고 버젓이 제안하는 건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원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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