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박물관 전경. |
유물 진열만 이뤄지는 공간에서 나아가 도시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이 융합되고, 카페·뮤지엄숍 등 편의공간에서 담론 형성과 즐길거리 향유가 이뤄지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변모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쿄박물관·서울역사박물관 등 국내외의 유명 박물관은 전시와 연계된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추세다. 접근성이 좋은 박물관 1층에 어린이 체험관을 설치하고 전시관의 콘셉트에 맞는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에 반해 대전시립박물관은 1층에 마련된 어린이 체험관 '벽돌 공장에 놀러 간 아기돼지'가 전시 내용과 별다른 관련이 없다.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도 연중 다채롭게 진행되고 있지만 박물관의 특성에 맞춰 전시 유물과 연계한 콘텐츠는 절반 정도에 그치고 있다.
지역 박물관인 울산박물관의 경우는 1층에 어린이 박물관을 두고 철의 도시라는 지역적 특성에 맞춰 풀무질, 쇳물 녹이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고 있다. 어린이·유아 교육 프로그램도 대부분 전시와 연계된 콘텐츠로 구성돼 있다. 매주 무기, 생활, 회화 등 주제를 달리하며 이뤄지는 전시해설과 활동지를 통한 미션이 이어지는 '박물관아 놀자' 등 4개 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다.
울산박물관 관계자는 "관람객들은 보통 자녀 교육 차원에서 박물관을 방문하게 된다"며 "전국의 박물관들은 전시와 연계된 어린이 체험 박물관을 설치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복합문화공간 구성도 현시대 박물관의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서울역사박물관뿐만 아니라 지역 박물관도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하고 있다. 경기도박물관은 입점해 있는 북 카페, 레스토랑, 매점과 직영 아트숍 등이 성업 중이고 울산박물관에도 식당과 매점이 들어 서 있다.
전시 연계 체험관 부재와 박물관 공간 구성 문제에 대해 대전시립박물관 관계자는 "1층 어린이 체험관은 충청의 유적에 사용된 벽돌을 재미있게 체험하는 데 초점을 맞췄고, 박물관 공간 구성과 관련해서는 관련 지적을 검토해 시에 예산을 신청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변상형 한남대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는 "박물관이 복합문화공간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 등 콘텐츠와 세미나실·휴게공간 등 공간 구성이 별도로 운영돼선 안 된다"며 "전시·교육·시설이 유기적인 형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윤창 기자 storm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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