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있어 올해에 가장 뜻 깊은 일이 있다면 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강의를 하게 된 것이다. 강의를 하게 된 것이 뜻 깊은 것이 아니라 그런 과정을 통해 진정한 행복감을 알게 된 것이 행운이었다.
대학교 평생교육원의 강좌개설 제의가 들어왔고 망설이는 나에게 주변 친지들께서 힘을 주시고 함께해 주셨기에 용기가 났던 것이다. 그리고 이 일로해서 감사한 것이 무엇인지도 알게 됐다.
"여러분이 차려놓은 밥상에 저는 수저만 올렸을 뿐입니다"
어느 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은 배우가 한 말이 떠올랐다. 진짜 이 말이 딱 들어맞는 말이다.
그저 앞으로 하고 싶은 것을 사람들에게 말했고 그 뜻에 공감하시는 분들이 나서 주셔서 모든 것들이 이루어졌다.
사람다운 사람으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다른 이들에게 덕이 되는 삶을 실천해보려는 뜻이 통했다고 생각한다. 나와 같은 뜻을 품는 분들 또한 그렇게 하고 싶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하시다가 이야기를 듣고 함께 동참해 주신 것이다.
오늘도 강의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띵' 문자 알림이 울렸다.
'오늘 느낌 한 마디로 정말 유익하고 즐거웠습니다. 많은 것을 배우고 갑니다. 그 노력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아~ 이것이 진정한 행복이구나!'
행복했다. 물질적으로 오는 기쁨과는 전혀 다른 행복감이 있었다. 매번 강의 전 마음으로 간절히 기도한다.
'제발 오늘 오신 이 분들이 하나라도 얻고 가시는 게 있기를'
그 간절함이 통했는지 매번 수업이 끝날 때마다 감사의 문자와 전화가 전해 온다.
사실 강의라기보다는 강좌라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일반 강의와 다르게 누구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알게 하게끔 설명보다는 질문을 많이 던지고 함께 토론하고 연구를 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소크라테스 대화법'을 활용한 교육방법인 것이다.
살면서 진짜 감사함과 행복함이 무엇인지 안다는 것은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강좌개설은 그런 것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앞으로도 아름다운 인간관계를 이어가면서 초심을 잊지 않고 누군가에게 보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시 한 번 다잡아 본다.
김소영(태민)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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