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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세이건은 우주를 바라보면서 감탄만 하고 있지 않기 위해서는 나무를 깎아 무엇인가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관측 기술의 발전 덕분에 우리는 우리를 존재하게 만든 일련의 놀라운 사건들에 대해 칼 세이건보다 더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가 보고 있는 현재의 우주는 초기 우주 속에 있던 씨앗들이 긴 시간과 공간의 역사를 통해 실현된 것이다. 우리는 올려다볼 때 그것을 느낀다. 내려다볼 때도 느낀다. 안에서 볼 때도 느낀다.'―본문에서
책 『코스모스』는 1980년 칼 세이건의 다큐멘터리 「코스모스(Cosmos: A Personal Voyage)」가 방영된 이후, 한국에서 현재까지 과학 교양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 전까지 상상하지 못 했던 '교양 과학 매스미디어 시대'가 코스모스로 피어났고 천문학, 생물학, 사회, 예술, 역사를 총망라하는 '우주적 관점'을 경험하게 된 '코스모스 세대'까지 탄생시켰다.
칼 세이건 이후에도 140억년 우주 역사를 다룬 책은 꾸준히 출간됐다. 2004년에 나온 『오리진』 역시 그 중 하나다. 닐 타이슨의 4부작 다큐멘터리 「오리진(Origins)」를 담은 책은 출간되자마자 미국 아마존 '올해의 책'으로 선정됐다. 당시 천체 물리학의 최전선 연구 성과, 그리고 천체 화학, 우주 생물학, 입자 물리학 등의 상호 융합을 통한 '팩트'를 기반으로, 베일에 싸여 있던 우주 140억 년 역사를 그 어느 때보다 정확하게 서술함으로써 큰 호평을 받았다.
이번에 출간된 책은 2005년에 국내 독자들과 만났던 책 『오리진: 140억년의 우주 진화』에 최신 용어·연구와 관측 성과를 반영해 복간한 2018년 판이다. 제목의 오리진은 우주 진화 과정을 비가역적인 다섯 단계의 기원들(origins), 즉 우주의 기원, 은하와 거대 구조의 기원, 별의 기원, 행성의 기원, 생명의 기원으로 나누어 과학적, 특히 천체 물리학적으로 분석해 단 한 명의 목격자도 없는 우주의 순간들을 비교적 정확하게 재현해 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평행우주』의 저자로 잘 알려진 미치오 카쿠 뉴욕 시립대 교수의 추천사처럼 '우주의 미궁으로 들어가는 웅장한 여행! 누가 이들보다 더 훌륭한 우주 여행 가이드가 될 수 있으랴.' 칼 세이건이 꽃피운 코스모스에서 비롯된,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우주적 관점을 탐험할 시간이다.
박새롬 기자 ono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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