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부 우창희 부장 |
이를 위해 뉴스와 실시간 검색어의 비중을 낮췄다. 모바일 초기 화면도 구글과 같이 검색창만 덩그러니 배치했다. 초기화면에서 오른쪽으로 탭을 해야만 뉴스가 보여지는 구조로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가 직접 편집한 뉴스를 보여주던 기존방식도 탈피했다. 사용자가 선택한 매체만 상위에 보여진다. 기사배열 등의 편집은 해당 언론사가 직접 한다. MY뉴스에서는 이용자의 뉴스사용에 대한 패턴을 분석해 관심 가질만한 뉴스를 AiRS가 자동으로 추천해 배열한다. '뉴스 놓고 가벼워진 네이버'라고 발표했지만 속내는 드루킹 사건으로 홍역을 치른 심경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네이버의 변화에 미디어 시장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기존 언론사의 웹과 모바일을 방문하는 사용자의 대다수는 포털을 통해 유입되고 있어서다. 언론사 입장에서는 기사를 소비하는 독자가 유입되는 주요 통로가 좁아졌다. 미디어 관계자들은 네이버 화면을 분석하고 사용자들의 패턴을 예측하기 위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국내 포털 점유율 70% 이상을 확보하고 있는 네이버의 힘을 다시금 확인했다.
반면, 창작자와 비즈니스 파트너인 스몰 비즈니스들은 이번 개편을 적극 환영하고 있다. 뉴스에 대한 비중을 낮춘 만큼 '데이터'와 '툴'까지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해 창작자와 스몰 비즈니스들이 가진 콘텐츠의 개성과 매력이 더욱 드러날 수 있도록 지원하기 때문이다. 사용자와 직접 만나는 구조를 강화한다는 것이다. 고객과 판매, 커뮤니케이션 등의 정책까지 직접 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새롭게 선보이는 검색창을 '그린윈도'라 불렀다. 이와 함께 인터랙티브 버튼도 선보이며 '그린닷'을 첫 화면 하단에 넣었다. 그린닷은 터치하면 AiRS(콘텐츠 추천 기술)와 AiTEMS(상품 추천 기술)가 노출되는 구조다. 사용자가 노란 실크 원피스를 보다가 그린닷을 터치하면 노란색/실크소재/원피스라는 주제로 다양한 상품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네이버에는 매일 116만 건의 창작물과 1810만 건에 이르는 상품들이 업로드 되고 있다고 한다.
국내 포털은 기술발전에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상반기 핀테크와 인공지능 같은 신사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는 영업이익에서도 드러난다. 3분기 영업이익 예상치가 2천400억~2천500억원이다. 카카오는 같은 기간 200억~300억원대다. 지난해와 비교해 보면 약 20% 감소한 수준이다.
문득 네이버가 모바일 서비스를 처음 시행했던 2009년이 생각난다. 스마트폰 보급이 저조했던 시기라 모바일 사용자는 미미했다. 월간 이용자가 35만 명 정도였던 시기다. 존함이 떠오르지는 않지만 어느 교수가 앞으로는 스마트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했다. 고개를 끄덕이기는 했지만 이렇게 빠른 시간에 시장판도가 바뀔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현재 네이버 모바일 일일 방문자는 3000만 명이다. 최근 다른 교수가 새로운 얘기를 했다. 앞으로는 스마트워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언론사가 따라가기에는 기술의 속도가 너무 빠르다. 독자들의 니즈(needs) 또한 너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우창희 기자 jdnews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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