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오해를 받던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투신 사망해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사건의 시작이 된 '김포 맘카페'가 논란이 되고 있다./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사건의 발단은 11일 저녁 김포맘카페에 어린이집 교사로부터 자신의 조카가 학대를 당했다는 글이 올라오면서부터였다.
글의 내용은 어린이집에서 소풍을 간 자신의 조카가 교사에게 안기려다가 넘어졌고 교사는 돗자리를 터는 일에만 열중하느라 넘어진 아이를 방치했다는 것이다.
글쓴이인 이모는 '아이가 나뒹굴었다, 주변 사람들이 교사의 행동에 수군거렸다' 등 조카의 학대 모습을 마치 본 것처럼 적으며 어린이집의 실명을 공개했고 글의 말미에는 "본 일이 아니라 들은 일"이라고 적었다.
자세한 상황 묘사에 엄마들은 분노했고 악플이 쏟아졌으며 어린이집에는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당시 상황을 목격했다는 시민의 신고로 경찰까지 출동했다고 한다.
어린이집 이름이 공개된 것에 이어 보육교사의 신상까지 공개됐고 이모인 글쓴이는 어린이집에 찾아가 교사에게 폭언을 하고 물까지 뿌린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새벽 해당 교사는 아파트 14층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서에는 '아이에게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다른 교사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해달라. 홀로계신 어머니와 남자친구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교사는 곧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 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직후 동료교사는 해당 맘카페에 "3년간 근무한 사랑하는 동료를 잃었다. 견학날 교사에 안기려 한 아이를 밀치고 돗자리를 털었다고 마녀사냥이 시작됐다. 교사의 반과 실명, 사진이 공개됐다. 순식간이었다"라고 글을 올리며 아픔을 토로했다.
이어 "피해자인 어린이 어머니는 괜찮다고 이해해 주셨는데, 이모는 오히려 더 소리를 질렀다. 원장, 부원장, 교사가 모두 이모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 **는 모든 걸 자신이 짊어지고 떠났다. 홀로 계신 어머니와 결혼을 앞둔 남자친구를 남겨두고 떠날 결심을 했을 때 무슨 생각을 했을까"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서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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