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통장 쓸모없다, 차라리 해지?… "일단 유지"가 대세

무주택자 우선공급에 유주택자 불만 늘어
금융·부동산 관계자 "당분간 갖고 가라" 조언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청약통장 이제 쓸모 없어진 것 아닌가요. 해지해야 하나 고민이에요."

집을 소유하고 있는 유주택자들의 신규분양이 힘들어지게 되면서 '쓸모 없어진' 청약통장을 해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존에는 지역별 예치금액 기준만 맞추면 1순위 추첨자격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광역시인 대전에서도 추첨물량의 75%를 무주택자에 우선권이 주어지면서 당첨 문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유주택자는 당첨확률이 사실상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추첨제는 무주택 기간이나 통장가입 기간 등에 관계없이 오로지 추첨만으로 입주자를 선정하는 청약제도다.

광역시인 대전의 경우 청약통장 1순위 예치금액은 85㎡ 이하 250만원, 102㎡ 이하 400만원, 135㎡ 이하 700만원, 모든 면적 1000만원이었다.

한동안 대전 아파트분양이 활기를 띠면서 청약통장 1순위 가입자수도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였다.

‘아파트투유’의 청약통장 가입현황에 따르면 대전지역 가입 좌수는 2017년 9월말 68만8416좌였고, 이 중 1순위는 38만8826좌였다. 1년 만인 올 9월 말에는 76만4900좌 중 1순위가 45만5604좌로 급증했다.

하지만 '무주택자 우선공급' 조치 이후 유주택자 사이에선 '청약통장 무용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유주택자인 김 모씨는 "250만원만 채우면 1순위 청약이 가능해 분양이 있을 때마다 신청하며 로또처럼 당첨되길 기다렸는데, 앞으로 유주택자는 기회가 좁아진다고 해 속상하다"며 "차라리 해지하고, 진짜 로또복권이나 사야 하나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가 늘고 있지만, 금융권과 부동산 관계자들은 '당장 해지'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이 많다.

지역 은행권 관계자는 "1순위 최저 예치금액이 250만원으로 그리 많지 않은 금액이다. 이율은 1.8%로 특판 예·적금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지만, 일반 상호부금보다는 높은 편이기 때문에 유지하는 것이 낫다"고 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도 "부동산 관련 정책이 언제 다시 바뀔지 모르고, 유주택자도 아예 기회가 없는 건 아니기 때문에 당분간은 청약통장을 가지고 있는 게 좋다"고 말했다.
원영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