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미술관의 아트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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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미술관의 아트상품

이지호 이응노미술관장

  • 승인 2018-10-23 08:37
  • 신문게재 2018-10-23 23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이지호 관장
이지호 이응노미술관장
이응노미술관에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이응노 화백의 마지막 아틀리에가 있었던 거리 이름을 딴 '카페 프레쌩제르베'가 있다. 그 옆으로 아담한 '아트 숍'이 있는데 주로 이응노 화백의 작품을 소재로 제작된 다양한 디자인 상품을 판매하는 곳이다. 아트 상품 제작은 값비싼 원작을 소장하기 어려운 애호가를 위한 서비스 차원에서 출발했다. 에코백, 수첩, 시계, 우산 등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상품들이 대부분이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선물 부스에 진열된 상품과는 달리 아트상품은 주로 명화를 응용한 경우가 많으며 미술관에서만 구입이 가능하다.

문화예술 콘텐츠의 사회적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미술관의 아트상품에 대한 관람객의 요구도 늘어가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아트상품 때문에 미술관을 가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인터넷으로 미술관의 아트상품을 주문·판매하기 때문에 해외 선진미술관의 아트상픔을 온라인으로 구입하기도 한다. 특히 최근 멋쟁이 패션의 완성은 미술관 에코백이라는 유행어가 있을 정도로 미술관 아트상품의 인기가 대단하다. 이에 따라 전시기획과 교육프로그램을 중요시하던 공공미술관이 운영전략을 수정해서 서비스 차원의 소극적인 아트 숍으로 운영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고급스럽고 수준 높은 규모와 시설로 전환하고 있다. 런던의 테이트모던 로비에 차려진 아트 숍은 서점과 결합하여 미술관의 꽃으로 불리고 있다.

이제 미술관의 아트상품 개발과 판매는 관람객을 위한 서비스 제공과 더불어 홍보와 마케팅에서 특별하게 다뤄지고 있다. 이응노미술관은 다양한 아트상품을 개발·판매하고 있으나 대전의 지역 브랜드 상품 개발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던 중, 우 리 지역을 대표하는 철화분청사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모험을 좋아하는 A실장이 이응노 그림과 철화분청사기를 결합한 디자인 상품 제작을 제안했다. 한국의 전통회화를 현대화한 이응노 화백의 예술세계와 조선시대 철화분청사기를 현대에 계승·발전시킨 계룡산 도예가의 장인정신이 결합된 한정판 아트상품이 제작되기에 이른다. 일반적으로 철화분청사기는 투박하고 검붉은 태토에 담백한 한지 같은 귀얄로 막걸리색 분장토를 바르고, 그 위에 짙은 먹쑥색의 산화철로 주로 민화와 당초문, 추상문 등을 그린 도자기를 말한다고 한다. 계룡산 분청사기는 형태와 문양이 자유분방하고 서민적이면서 예술성이 뛰어나 전남 강진의 청자, 경기도 이천의 백자와 함께 우리나라 3대 도자기로 꼽힌다고 한다.

거장 피카소는 그림과 함께 도자기로도 유명하다. 그는 발로리(Vallauris)라는 지역에 가서 20여 년 동안 도자기 그림에 열중하며 말년의 예술혼을 도자기 그림에 쏟아 부었다. 작고하신 이응노 화백이 직접 도자기에 그림을 그릴 수는 없으나, 철화분청사기 에 이응노 화백의 군상 이미지를 인쇄했다. 20세기 피카소의 도자기가 연상된다. 이응노미술관과 상신리 도자예술촌의 콜라보는 결과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의 경험이 앞으로 새로운 아트상품을 기획하는데 큰 밑거름이 됐다.



올해도 이응노미술관은 지역을 대표하는 우수 기업들과의 협업을 추진하려고 한다. 지역 기업과의 콜라보로 탄생할 이응노 아트상품은 대전시의 품격과 대전시민의 역사를 담아내는 예술작품이다. 그래야 아트상품도 그 가치가 빛난다. 이지호 이응노미술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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