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고경력 전문인사의 재활용

  • 오피니언
  • 풍경소리

[풍경소리]고경력 전문인사의 재활용

이동구 한국화학연구원 RUPI사업단장

  • 승인 2018-10-15 09:51
  • 신문게재 2018-10-16 23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이동구
이동구 한국화학연구원 RUPI사업단장
우리나라는 지난해 노인 인구가 전체의 14%를 차지하는 고령사회로 공식 진입했다. 사람들은 대부분 젊어서는 직장에 모든 것을 바친다. 특히 베이비부머 세대는 더욱 그랬다. 지금의 중장년부터 노년층은 과거에 비해 교육도 많이 받았고 직업 경험이 풍부하다. 또한 그동안 축적한 경제력 덕분에 잃었던 꿈이나 취미를 찾아 새로운 인생을 살고자 하는 욕구도 높다. 평균 수명이 50~60세였던 시기에는 직장을 은퇴한 후에는 은둔의 시간을 보냈지만, 평균 수명이 90세에 육박하면서 물리적인 나이와 상관없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자아를 표출하려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과학기술과 의술의 발달로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반면, 우리나라 직장인의 은퇴 시기는 앞당겨지고 있다. 하지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지천명인 50대를 넘어 새로운 도전에 성공한 사례가 속속 나오면서 오히려 "내 나이가 어때서"라고 되묻고 있다. 사업 영역을 가리지 않고 용감하게 도전장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 많은 베이비부머 세대는 은퇴 후에도 생계를 위해 제2의 직업전선에 나서는 게 현실이다. 지난해 50대 이상의 남성 7000여명이 지게차 면허를 취득했다는 통계가 이를 말해준다.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임원으로 근무하다가 퇴직 후 아파트 경비원이나 대리기사로 뛰는 사례도 흔하다.

울산에는 NCN(New Challenge Network·전문경력인사지원센터)이란 조직이 있다. 30여년간 대기업에서 공장장이나 임원으로 재직하다가 은퇴한 고경력 전문인력들의 모임이다. 무려 170명에 달한다. 대한민국 근대화의 초석이 된 울산 석유화학단지는 1970년대 초부터 가동되었다. 화학산업은 세계 경기 회복세 지연에 따른 수요 부진과 글로벌 경쟁 심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단기적인 처방만으론 재도약을 위한 활로를 모색하기 어렵다. 또한 우리나라의 눈부신 경제발전의 주역이며 핵심 인력들이 은퇴하게 되면서 무형의 지식자산들이 급격히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NCN 위원은 석유화학공장 현장을 자기 손바닥 보듯이 알고 있는 산증인이다. 울산시는 이 자원을 중소기업의 멘토링과 컨설팅 그리고 청소년 교육에 십분 활용하고 있다. 아울러 석유화학공장의 가장 든든한 안전 지킴이 역할도 수행한다. 대전에도 이와 유사한 성격의 소중한 자산이 있다. 대덕연구단지의 과학기술 국책연구소를 은퇴한 과학자들이다. 하지만 과거에 소속했던 각 연구소는 물론, 지자체에서도 이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십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어찌 보면 '형식만 갖춘 체면치례에 급급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노인이 갖고 있는 지식은 도서관의 책보다 많다'고 했다. 또한 '노인 한 사람이 죽으면 도서관 하나가 불타버린 것과 같다'라는 외국 속담도 있다. 노인이 일생 동안 쌓아 올린 지식과 지혜가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전문경력인사가 현장에서 평생 축적한 경험과 지혜는 매우 값지다. 결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자산을 적시적소에 재활용하자. 이들은 국가나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싶어 한다.
이동구 한국화학연구원 RUPI사업단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31. 대전 서구 둔산 2동 일대 일식 면 요리
  2. 대전 유성구 어은동 아파트 화재…이재민 6명 발생·31명 대피
  3. [사설] 현대제철 노사 상생 방안 모색해야
  4. 깡통주택 140명 피눈물 흘릴때 명품소비 50대 전세 사기범
  5. "대전 시내버스 서비스평가 보조금 부정의혹 재수사하라"
  1. [사설] 대전시·LH 손잡은 전세사기 피해 지원
  2. 대전맹학교 졸업 윤민서 씨 아주대 심리학과 합격 "소외된 이들의 권익 위해 일하고 싶어"
  3. 천안의료원-천안시공무원노동조합 업무협약
  4. 세종시 골프장 인프라 확대...2029년 '힐데스하임CC·리조트' 가세
  5. 대전학교 AI 디지털교과서 신청률 20%… 시교육청 '비상대응반' 본격 가동

헤드라인 뉴스


尹, 헌재선고 임박… 충청 찬반 대립 첨예화

尹, 헌재선고 임박… 충청 찬반 대립 첨예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이 임박하면서 충청 정치권에서도 찬반 대립이 격화하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을 각하해야 한다는 여당인 국민의힘 측 주장과 인용을 촉구하는 더불어민주당 등 범야권 등 두 쪽으로 갈린 채 갈등이 첨예화되고 있다. 양 진영은 국회의원은 물론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지방의원까지 총동원 돼 치열한 대결을 벌이고 있어 탄핵 심판이 어떻게 결과가 나오든지 심각한 후폭풍이 우려된다. 민주당기기초자치단체장협의회와 전국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KDLC, 이하 회의)는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세… 대전·세종은 하락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세… 대전·세종은 하락

올해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오른 가운데, 대전과 세종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수도권의 증가가 눈에 띄면서 아파트값 양극화가 공시가격에 그대로 드러났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1월 1일 기준으로 조사·산정한 전국 공동주택(아파트·다세대·연립주택) 1558만 세대의 공시가격을 공개하고 4월 2일까지 소유자 의견을 받는다고 13일 밝혔다. 정부는 2023년 공시가격부터 3년 연속 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현실화율)을 69.0%로 적용해 공시가를 산출했다. 이에 따라 시세 변동 폭만 공시가격에 반영됐다. 올해 전국 공동주택의 평..

4·2 대전시의원 보궐선거, 3당 일제히 후보 등록… "내가 유성발전 적임자"
4·2 대전시의원 보궐선거, 3당 일제히 후보 등록… "내가 유성발전 적임자"

4·2 대전시의원 보궐선거 주자들이 13일 일제히 공식 후보 등록을 마치고 승리를 결의했다. 더불어민주당 방진영, 국민의힘 강형석, 조국혁신당 문수연 후보는 이날 대전 유성구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이번 보궐은 고(故)송대윤 전 대전시의회 부의장의 사망으로 치러진다. 보궐선거 특성상 다소 주목도가 떨어졌지만, 탄핵 정국과 맞물리며 정치적 의미와 관심도가 크게 높아졌다. 각 후보 캠프와 3당 시당도 이 같은 정국 상황과 맞게 선거전략을 수립하고,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구상 중이다. 우선 민주당..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머리 보호한 채 안전한 장소로 대피 머리 보호한 채 안전한 장소로 대피

  • 윤 대통령 탄핵 판결 임박…찬반 대립 첨예화 윤 대통령 탄핵 판결 임박…찬반 대립 첨예화

  • 대전시의원 보궐선거 레이스 본격화…첫 날 후보자 3명 등록 대전시의원 보궐선거 레이스 본격화…첫 날 후보자 3명 등록

  • 성큼 다가온 봄 성큼 다가온 봄